[기고] 정홍순 대감의 ‘갈모’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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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홍순 대감의 ‘갈모’ 일화
  • 정동훈 독자
  • 승인 2017.11.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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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동훈(적성 대산)
청문회 보며…‘귀감 삼을 교훈’ 생각 나

정홍순은 조선 제22대 정조(1776~1800) 때 우의정, 좌의정 지낸 분이다. 정홍순은 청년시절 출타할 때는 항시 갈모 두 개를 양쪽 허리춤에 다녔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 모습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하나는 나를 위해 또 하나는 남을 위해 차고 다닌다”고 대답했단다.
어느 날 임금님과 문무백관이 행차하는데, 이를 구경하려고 많은 백성과 선비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었다. 정홍순도 이 무리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정홍순은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갈모를 갓 위에 썼다. 이 때 옆에 있던 청년이 갈모를 빌려 달라고 하니 정홍순은 자신의 주소를 적어주면서 꼭 돌려주어야 된다며 빌려주었다. 젊은 청년은 꼭 가져다드리겠다면 빌려 갔는데 하루, 이틀, 삼일… 세월이 흘러가도 돌려주지 않았다. 정홍순은 이를 잊지 않고 마음에 두고 있었다.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러 정홍순은 이조참판이 되었다. 그런데 신임 이조참판에게 인사 온 이조좌랑을 자세히 보니 지난날 임금님 행차 때 갈모를 빌려간 청년이었다. 정홍순은 “당신 같은 사람은 이조좌랑이 될 수 없소”라고 크게 질책하였다. 이조좌랑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사표를 내고 벼슬길에서 물러났다. 그 이조좌랑은 더 높은 벼슬도 할 수 있었는데 작은 약속(갈모) 하나 때문에 낭패를 보았다는 일화다. 작은 것이라도 남의 물건은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교훈이다. 이조참판은 이조좌랑의 청년 때 마음이 백성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판단해서 사표 수리했다고 전해온다. 문재인 정부 장관 청문회 티브이 중계방송을 보면서, 옛날 정홍순 정승의 일화가 생각나 두서없이 몇 자 적어보았다. “초중고, 대학생여러분, 작은 약속부터 잘 지키고 정직하게 행동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고, 나라에 큰 일꾼 됩시다.”

*갈모 : 갓 위에 덮어쓰는 우장(雨裝)이다. 원래 명칭은 입모(笠帽 : 갓모)이며, 우모(雨帽)라고도 한다. 기름 먹인 갈모지를 부채처럼 접어 만들었다. 펼치면 위는 뾰족하여 고깔 모양이 되고, 접으면 쥘부채처럼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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