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19)/ ‘정말 뭘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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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19)/ ‘정말 뭘 생각하는 걸까?’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7.11.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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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19화

맹자는 스카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순자에게 찾았다고 말해 주려다 혼자서 좀 더 끙끙 앓아야 해, 하며 그냥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문득 엄마에게 빼앗긴 갤럭시 노트가 생각났다. 스카이가 어젯밤에 뭘 했을지 궁금했다. 혹시 시추 강아지들하고 같이 있었다면…. 깔끔이와 깜찍이가 다른 보금자리로 옮겼는지 궁금했다. 스카이가 비디오로 찍어놓았을지 몰랐다. 엄마는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허둥거렸다.
맹자는 엄마가 갤럭시 노트를 드레스 룸으로 들고 가는 것을 얼핏 봤었다. 일단 그 방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살짝 문을 열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갔다. 방 양옆으로 나비 모양이 그려진 화려한 옷장이 놓여 있었다. 맞은편에는 천정까지 닿은 길쭉한 거울이 맹자와 스카이를 비추었다.
맹자는 이 방에만 들어서면 늘 감탄사를 연발했다. 일단 옷장을 열어보면 계절별로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고, 옷 모양도 색깔도 가지가지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알록달록한 옷들이 있었나 싶었다. 정말 번데기가 나비로 변신하듯이 엄마가 변신하는 곳이었다. 엄마는 왜 이렇게 예쁜 옷에 관심을 쏟고 매달리는 걸까? 뭐, 반 여자친구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옷은 겉만 번드레하게 꾸미지 내용물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데도 말이다. 가끔은 잘 차려입은 여자애를 보면 눈이 동그랗게 뜨질 때가 있다. 멍 때리고 있는 자신이 바보스럽기도 했지만…….
맹자는 스카이를 내려놓고 서랍부터 들추었다. 옷장 안도 꼼꼼하게 살폈다. 좀처럼 갤럭시 노트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사이 스카이는 길쭉한 거울 앞에 가 섰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들여다보고, 한 발짝 더 다가서서는 아예 코를 거울에 박았다. 또 다른 스카이에게 시비를 거는 것처럼 말이다.
     
이름 : 스카이.
성별 : 없음(무늬만 개)
용도 : 애완용 로봇개, 테스트용
(테스트 레벨 버전 1.0)
현재상황 : 거울에 비친 개를 봄
대응 방법 : ……….

“나는 스카이, 나는 스카이. 넌 누구니?”

 쇳소리가 섞인 기계음이 났다. 스카이가 거울에 비친 스카이에게 말을 걸었다. 맹자는 그 모습이 신기해서 같이 거울 앞에 섰다. 스카이가 말할 수 있다고 아빠에게 들었지만, 그냥 멍멍 짖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거울에 비친 스카이의 모습을 보고 말을 걸었다. 아니면 거울 뒤편에 진짜 개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맹자는 스카이를 집어 들었다. 이 녀석 보면 볼수록 귀여운 구석이 많았다.
‘정말 뭘 생각하는 걸까?’
맹자는 아리송했다. 애완동물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애완동물도 생각이야 없지 않겠지만 이렇게 자신에게 뭘 물어볼까? 엄마가 이곳에서 변신하듯이 이 녀석도 탈바꿈하는 거 아니야. 변신 로봇!  맹자는 별의별 생각이 다 났다. 로봇개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 정말 무늬만 개인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다 불현듯 거울 뒤편에도 수납장이 있었지!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거울 문을 열었다. 수납장 한가운데 갤럭시 노트가 놓여 있었다.
맹자는 2층 방으로 돌아와서 갤럭시 노트를 켰다. 스카이와 통신하면서 찍어놓은 비디오를 전부 갤럭시 노트로 내려받았다. 날짜별 시간별로 차곡차곡 챙겨놓은 파일 중에서 어제 비디오를 열었다. 깜찍이와 깔끔이가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고 웅크리고 앉아 훌쩍거렸다. 서로 포개져 자는 지친 모습을 보다 맹자는 눈시울이 뜨끔해졌다. 멀리 도망갔을 거야, 했는데…… 복슬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복슬이가 돌아오지 않는 거야.’
맹자는 갤럭시 노트를 내려놓고 눈물을 훔쳤다. …… 그리고 스카이에게 힘주어 말했다.
“스카이, 엄마 시추를 찾아주자!”
스카이는 귀를 쫑긋 세우며 말뜻을 주워 담았다.                           <2주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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