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20)/ 유기견보호소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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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20)/ 유기견보호소 대소동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7.1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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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20화

 

맹자는 학교수업을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순자는 방에 틀어박혀 있는지 꿈쩍도 안했다. 2층 방으로 올라갔다. 우선은 인터넷을 켜고 유기견 보호소의 위치를 살폈다. 한 장을 프린트했다. 쌍안경을 들고 2층 베란다로 나갔다. 종이에 나온 위치를 보면서 쌍안경을 들었다. 동그란 원 안에 20배 확대된 건물들이 들어왔다. 유기견보호소에 가려면 단층 주택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아랫동네를 지나야 했다. 그리고 큰 도로변까지 내려가면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도로 건너편에 대형할인마트인 이마트가 보였다. 이마트 뒤편으로 아파트 단지가 계단식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 옆 동네엔 낮고 높은 주택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 뒤편으로 한참 떨어진 산 중턱에 건물 한 채가 조그맣게 보였다. 건너편 산 쪽에 렌즈 초점을 맞추고 살폈다. 유기견보호소가 희미하게 보였다. 일단 저 정도 거리면 자전거로 갈만했다.
등산 가방에 쌍안경과 프린트한 지도, 휴대전화를 챙겼다. 오늘은 어떤 곳인지 가서 보고만 올 요량이었다. 책상 서랍에서 줌 기능이 달린 보조 카메라 렌즈를 찾았다. 휴대전화 뒷면 카메라 렌즈 부분을 교체해서 달 수 있도록 파는 별매품이었다. 이 보조 카메라 렌즈만 달면 디지털카메라 성능을 발휘했다. 보조 카메라 렌즈를 달고 가방에 집어넣었다.
맹자는 엄마에게 영어학원에 간다고 말하고는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스카이는 가방에 숨겼다. 쌍안경으로 확인한 길을 따라 달렸다. 중간마다 멈춰 서서 몇 번씩 지도를 확인했다. 드디어 동네가 끝나고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 외길 포장도로에 들어섰다. 울퉁불퉁하고 꼬불꼬불 비탈길이라 끙끙거리며 올라갔다. 평소에 옆집 달마티안 슈퍼번개하고 달리기 시합을 하면서 다리 힘을 키워둔 게 도움이 되었다.
한참 올라가자 유기견보호소가 나타났다. 낡은 2층 건물이었다. 모양은 통통한 상자처럼 생겼다.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사랑유기견보호소’란 간판이 보였다. 맹자는 몸을 숨기고 살펴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건물 옆길을 지나 더 위로 올라갔다. 뒤편 언덕 위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내려다보았다.
유기견 보호소 뒤편으로 꽤 넓은 마당이 보였다.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마당에는 쇠창살로 만든 작은 우리가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안에 개를 한 마리씩 가두어 놓았다. 잡혀온 개들이 몇 마리나 있는지 셀 수가 없었다. 어림잡아도 백 마리는 넘어 보였다.
맹자는 가방에서 쌍안경을 꺼내 울타리 안을 쭉 살펴보았다. 전에 애완견 백과사전을 보면서 외워두었던 개 이름을 하나씩 기억에서 꺼내보았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이름들과 갇혀 있는 개들을 맞추어 보았다.
쌍안경 안에 검은 털과 황금색 털이 골고루 섞인 요크셔테리어가 들어왔다. 이 녀석은 쥐사냥에 달인이다. 사람들이 쥐사냥꾼으로 키웠다는 말이 있으니까. 옆으로 망원경을 옮겼다. 양 귀를 축 늘어뜨리고 기죽은 듯 웅크리고 있는 골든 리트리버, 덩치가 커서 쇠창살 우리가 좁아 보였다. 그 옆 우리에 토끼 사냥꾼 비글, 얼굴 한가운데 흰 줄무늬가 두드러져 보였다. 유명한 캐릭터인 스누피의 모델이다. 그리고 덩치가 장난이 아닌 삽살개도 보이고, 진돗개처럼 야무지게 생긴 개들도 눈에 띄었다. 물론 맹자가 모르는 똥개(잡종견)들도 많았다.
 맹자는 개들을 살펴보다 마음이 아파졌다. 백과사전에서 봤던 개들은 한껏 멋을 낸 잘나가는 모델들이다. 하지만, 우리 안에 갇힌 개들은 모델들이 아니었다. 목욕은 제대로 시키지도 않았는지 털은 더럽고, 대부분 야위어 있었다. 엄마 시추를 찾을까 싶어 맹자는 쌍안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지만 차마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2주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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