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52)/ ‘한랭’과 ‘한냉’ 무엇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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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52)/ ‘한랭’과 ‘한냉’ 무엇이 맞을까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12.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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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단어 첫머리 : 냉각/양심/여자/노인
첫머리 제외 : 한랭/선량/손녀/경로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로 한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전국 524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랭 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이달 10일까지 41명의 한랭 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에 1명이 사망했다.”
“겨울철 한냉 질환으로 한냉 손상도 있는데, 체온이 저하돼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저체온증과 이러한 한냉 손상이 국소적으로 나타난 형태인 동상과 동창도 있다.”
매서운 한파와 폭설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요즘, 날씨와 관련한 뉴스가 여러 매체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 발췌한 두 예문은 온도가 낮고 매우 추움을 뜻하는 단어를 각각 ‘한랭’과 ‘한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무엇이 맞을까. 결론적으로 ‘한랭 질환’, ‘한랭 손상’을 ‘한냉 질환’, ‘한냉 손상’이라 적으면 틀린 말이 된다. 일부 모음 앞에서 단어 첫머리의 ‘ㄹ’은 두음법칙 적용으로 ‘ㄴ’으로 적지만 첫 번째 위치가 아닌 경우에는 본래 음대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즉 냉기(冷氣), 냉각(冷却), 냉난방(冷暖房) 처럼 ‘차가울 랭(冷)’이 첫머리에 올 때는 ‘냉’이라 적는다. 하지만 온랭(溫冷), 고랭지(高冷地), 급랭(急冷) 등과 같이 첫머리가 아니면 본음대로 ‘랭’이라 표기해야 한다.
또 “한냉전선이 머무르면서 며칠째 매서운 한파와 폭설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다” 등과 같이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그 아래를 파고들 때 생기는 경계면을 일컫는 ‘한냉전선(寒冷前線)’도 아마 익숙한 표현일 것 같다. 이것 역시 같은 이유로 ‘한랭전선’이라 해야 맞다.
‘랭(冷)’자가 들어간 것뿐 아니라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대부분 단어가 마찬가지다. 양심(良心), 여자(女子), 연도(年度), 노인(老人) 등은 두음법칙에 따라 ‘어질 량(良)’, ‘계집 녀(女)’, ‘해 년(年)’, ‘늙을 로(老)’를 어두에서 각각 ‘양’, ‘여’, ‘연’, ‘노’로 적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는 선량(善良), 손녀(孫女), 연년생(年年生), 경로(敬老) 등처럼 원래 발음으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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