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사랑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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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사랑하지 말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12.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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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향한 도올의 부르짖음
김용옥 지음, 통나무 출간

"내 책은 사람들이 사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묵살되더라도 진리의 항변을 끊임없이 역사에 파묻는 작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표지에는 “도올 고함(苦喊) 한민족의 하늘을 뒤흔든 섬광! 청춘, 역사, 조국, 대선, 우주, 천지, 종교, 사랑, 음식 9주제에 걸쳐 전대미문의 가치 전도가 일어난다”고 적혀있다. 배움을 구하는 젊은 ‘학동’과의 문답 형식으로 이뤄진 이 책에서 저자는 현실 문제를 깊이 파헤쳤다. 당시(2012년) 있을 대통령선거 등 시국을 진단했다. 서구적 가치에 편향된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상생의 의미를 저버린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도 잘못이라고 나무랐다.
저자는 서문(序文) 격인 ‘서막(序幕)’에서 “칠흙 같은 암흑의 비가 내린다”며 “신자유주의의 전사들이 … 사대강을 파(破)하는 것으로 만족치 않는다. 모든 갯벌을 파하고, 모든 산을 파하고, 모든 논밭을 파하고, 모든 촌락을 파하고, 모든 인민의 삶의 터전을 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러나 ‘삼각’에 올라 ‘남빛 개벽의 틈새’로 ‘또렷이 드러’난 ‘순결한 영혼’의 ‘학동’을 만나 “자기의 어진 본성을 져버리는 것을 자포(自暴)라 이르고 이 세계를 변혁시킬 수 있는 힘이 없다고 생각하여 의로운 길을 걸어가지 않는 것을 자기(自棄)라 이른다”며 희망을 말한다. 저자는 ‘너의 몸을 깨닫고 너 자신을 알고 반성하라’며 “청춘은 반항이다. 거역이며 항거다!”고 설파했다.
저자는 ‘역사’를 논하며 <중용>의 말을 빌려서 청춘을 “중(中)에서 화(和)로 가는 끊임없는 발(發)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조화는 끊임없이 새로운 조화로 대체되는데, 그 끊임없는 청춘의 불화(不和)가 없으면 모든 문명은 활력을 상실하고, 청춘의 모험이 없는 문명은 문명이 아니라 문암(文暗)이자, 문명의 부패라며 당시 정권을 그런 경우라고 빗댔다. 저자는 3ㆍ1운동, 광주학생운동, 4ㆍ19혁명과 군사독재정권 타도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학생문화의 정의로운 투쟁’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 ‘정의감의 찬란한 역사’가 이명박 정권 하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염려했다. 저자는 “조선의 역사를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주체세력”이 바로 청춘들이라며 무기력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되찾고 사회적 불의에 대한 투쟁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저자는 ‘조국’을 논하며 ‘박정희’의 행적을 꽤 장황하게 서술했다. 공산당원이었고 좌파혁명을 꿈 꾸다가 ‘우파 권세가들의 지주'가 된 과정을 적나라하게 들춰내며 ‘변절과 굴절로 얼룩진 인생’이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의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 그리고 “안철수는 우리 민중의 진실 표출의 상징이다. 안철수는 하늘이다!”며 대항마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2012 대선과정 2016 촛불과 2017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를 보면서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도 우리의 통념을 뒤집었다. ‘우주ㆍ천지ㆍ종교’를 논하고 ‘사랑’에 이르러 “사랑이라는 말은 개화기 기독교와 더불어 한국인의 심령을 갉아먹기 시작한 매우 이질적인 말”이라며 그 외래적 용어가 우리의 일상적 가치를 왜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장에서는 음식에 대해 설파했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결코 쉽지만은 않은” 난해하고 복잡하지만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 담긴 생각은 메이드 인 코리아’이다. 서구의 어느 사상가도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책은 사람들이 사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묵살되더라도 진리의 항변을 끊임없이 역사에 파묻는 작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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