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물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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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물의 겨울나기
  • 류기혁 전) 교육원장
  • 승인 2017.12.21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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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기혁 전)전북공무원교육원 원장
               전)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

 

   
 

식물의 겨울나기에 이어 동물들은 어떠한가 알아보기로 하자.
어항 속의 열대어들은 배를 위로 하고 얼어 죽었는가하면 밖에 얼음 속에 붕어는 봄 햇살에 얼음이 녹으니 아무 일 없었다는 것같이 헤엄치고 있다. 그리고 간만의 차가 심한 남서해안의 조간대의 굴이나 삿갓조개는 몸이 얼었다 녹았다하며 6시간 주기로 버티고 산다. 어중간하게 파고 들어간 청개구리나 살모사는 저 혹한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 동물 세포도 식물과 비슷하게 빙점 이하에서 세포 밖으로 물이 빠져나가 쭈그러들지만 안은 멀쩡하고 세포 밖에서만 얼음이 생긴다. 세포 안에는 용질의 농도가 높아져 빙점을 낮추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항결빙 물질들이 원형질에 들어 있어 더 낮은 온도에도 얼음조각이 생기지 않을뿐더러 몇 개가 생겨도 이 용질은 물이 얼음핵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용질은 식물과는 성질이 다른 글리세린, 글리코겐이 변한 소르비톨포도당 등이라 한다.
추운날씨에 운전을 하면 앞 유리창에 서리가 생겨 시야를 가릴 때가 있는데 이 때 기름칠을 하거나 비누나 샴푸를 바르는 것은 얼음에 물방울이 달라붙는 것을 막는 것이다. 손이 트거나 트는 것을 막기 위해 손등에 글리세린을 바르고 러시아 사람들은 버터를 바른다고 하는데 버터에는 지방산과 글리세린이 들어있어 방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사람도 얼어 죽지는 않아도 귀나 발가락에 동상이 걸린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라 하지만 그것은 몸통 속의 속 부분의 온도를 말하고 귓바퀴나 몸의 말단은 체온이 훨씬 내려가서 기온과 비슷해진다.
가을이 되면 모든 동물들이 먹성이 좋아진다. 간에 기름을 가득 저장하여 겨울나기를 하기 위함이다. 지렁이는 1미터 아래 땅굴을 파고 들어가 지열을 받아 큰 불편 없이 지내고 모기파리들은 마루 한구석이나 지하실 틈새에 달라붙어 봄을 기다린다.
개구리나 뱀은 볕이 잘 드는 명당에 떼 지어 흙을 뒤집어쓰고 뱃속의 지방덩어리를 녹여먹으면서 겨울잠을 자고 있다. 달팽이는 양지바른 곳에 가랑잎 담요 한 벌로 거뜬히 겨우살이를 한다. 이들은 변온 동물이라 바깥기온이 내려가면 체온도 같이 내려가 에너지소비가 그만큼 줄어들어 얼지만 않으면 살아남는다.
문제는 정온 동물이다. 조류나 포유류는 온혈동물인데 겨울새들은 먹이를 찾아먹으나 곰은 개천에서 돌을 뒤져 가재를 잡아먹기도 한다. 물이 얼어버리면 암혈에서 죽치고 있어야하는데 찬바람이 들어오면 근육을 떨고 간을 떨어서 열을 내어 체온을 유지한다.
음산한 느낌이 드는 박쥐는 동굴 안 150m도 넘게 들어가(영상온도) 집단 생활하기에 추위걱정은 없으나 못 먹어 배가 고프다. 박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하여 움직이지 않고 떼를 지어 붙어있으니 열을 나눌 수 있어 살아남는데 유리하다. 봄이 되면 기진맥진해져서 생식활동이 어렵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가을철에 관계를 맺고 암컷은 자궁 속에 정자를 받아뒀다가 새봄에서야 제 난자를 만들어 수정시켜 새끼를 밴다고 한다. 힘 좋을 때 수놈의 씨를 받아둔다. 놀라운 생존전략이다.
입춘에는 보리 뿌리점을 본다. 보리를 뽑아보면 뿌리 가닥이 2개면 흉년이 들고 3개면 풍년이든다고 한겨울을 잘 넘겨 생육이 좋으니 뿌리가 튼튼하고 잎도 융성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거나 식물이 때론 사람보다 신통해서 가을 무 꽁지가 길거나 껍질이 두꺼우면 그해 겨울은 길고 춥다. 얼어 죽지 않기 위한 지혜이다. 까치가 집을 높게 지으면 여름 물난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초능력의 지혜이다.
추운지역에서는 나무들이 곧게 자라는데 그렇지 않고 굽어지면 눈이 쌓여 하중을 버티지 못해 부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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