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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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다짐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7.12.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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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까운 친구들과 결혼식 피로연으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러 찾은 가게에서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다. 그 선배는 우리 자리로 와서 술을 한 잔씩 따라주며 나와 아내에게 기자에 대한 얘기를 했다. 이 선배는 “제수씨 재웅이 이놈이 참 마케에요”라며 “그래서 내가 이놈을 좋아해요. 이놈은 자기 소신을 갖고 있어서 참 좋아요”라고 낮 뜨거운 칭찬을 하며 “나는 이놈이 변하면 이놈을 안 볼 거다”고 말했다.
며칠 후 다른 자리, 같은 모임에서 다른 선배를 만났다. 그 선배는 “재웅이가 신문사 이어 받으면 모임에서 모아 놓은 돈 신문사에 다 투자할 거”라며 말이라도 너무 감사한 얘기를 해줬다. 몸 둘 바를 모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제대로 기자를 하고 있는 것인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 인간관계로 비판해야 할 것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아닌지’ 등 고민하고 번민하던 시기에 들은 얘기라 그런지 더 부끄러웠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열린순창>은 그 해 보도한 기사 가운데 대표적인 사건ㆍ사고와 사람을 간추려 ‘열린순창 10대 뉴스’로 싣고 있다. 이번 호에도 실렸다.
그런데 이번 10대 뉴스를 간추리다보니 올 한해 무엇을 취재한 것인지 한심스러워졌다. 특히나 사건ㆍ사고는 내가 주로 취재하는 분야인데 참 간추릴 내용이 없었다. 이전의 10대 뉴스와 비교해 많이 부족했다. 갈수록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는 것 같다.
최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손주화 사무국장은 도내 지자체, 기관, 대학교에서 지출한 전체홍보예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매체별 집행내역 등을 분석한 보고서의 마지막인 ‘2016 전북 지역 언론홍보예산 종합 분석-자치단체 홍보예산 집행 기준 마련 필요성과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 말미에 손 사무국장은 “홍보성 기사를 양산하는 형태의 홍보예산 집행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는 지역 언론의 자존심 문제다. 아니 존립의 문제다”라며 “오히려 이런 예산을 정당하게 여론다양성 확보를 위한 공적지원기금 형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물론 토론이 필요하지만 지역언론 발전기금 등을 조성하여 건전한 언론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보해 가는 등의 지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자체의 홍보예산이 언론사 관리용으로 자리매김한다고 꼬집으며, 지자체와 언론 간 유착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착까지는 아니더라도 알게 모르게 이런 부분을 의식하며 비판의 수위가 조금씩 낮아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비판해야 할 문제에서 눈을 돌린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를 잃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열린순창>을 구독해주는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려면 단호한 결의를 해야 한다. 용기를 내야 한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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