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왕비의 붉은 치마 ... 명성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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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왕비의 붉은 치마 ... 명성황후
  • 정은주 연구회원
  • 승인 2017.12.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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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은주 어린이도서연구회원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읽은 책
이규희 글 / 양상용 그림

 

 

위풍당당 그녀 ‘명성황후’ 이야기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왜 명성황후는 다른 왕비와 다르게 우리들에게 더 두각이 되었을까?’ 생각했다. 우리에게 명성황후는 티브이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영화, 뮤지컬로 되살아나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각인되어 있다. 국사 교과서에서 배웠던 명성황후에 대한 것은 나라의 국모인 그녀가 암살되었다는 이야기뿐이다. 그리고 부연 설명은 국사 선생님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듣게 된다.
명성황후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었다. 일제의 손에 목숨을 잃고 호칭마저 민비로 강등되고 ‘조선의 여우’라고 폄훼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시대의 아픔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 책은 일본 낭인들에게 잔인하게 시해된 을미사변 120주년을 기념해서 출간된 책이란다. 을미사변은 우리 역사의 가슴 아픈 사건 중에 하나다. 조선은 세도정치 60여년 동안 외척 세력들에 의해 왕권이 추락 되었다. 왕권 강화를 위해 흥선대원군은 아버지도 친척도 없는 명성황후를 며느리로 삼는다. 고종의 아내, 흥선대원군의 며느리, 한 나라의 국모인 명성황후의 인간적이고 당당한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책에서는 가상인물 몸종 다희를 통해 주관적인 국모의 모습인 단아하고 마음 고운 주인의 모습과 지아비인 고종황제에 대한 사랑, 조선을 생각하는 국모의 모습, 외세에 당당함을 가진 신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중간 중간 상세하고 세부적으로 나와 있진 않지만 병인양요, 갑신정변, 임오군란, 동학농민운동, 을미사변과 천주교가 박해를 받은 것까지 조선후기의 사건들이 기술되어 시대적 흐름을 짚어준다.
책 속의 명성황후는 언니처럼 친근하다.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벗처럼 다희를 아끼고 진심으로 걱정한다. 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다희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결혼을 마다하고 명성황후를 위해 궁녀를 택해 자신을 지켜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외국인들 앞에서도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줄 정도로 속이 깊다. 부당한 핍박과 미움에 괴로워하면서도 애써 억누르며 마주하는 명성황후의 모습에서 여장부로의 면모가 드러난다. 다희는 화려하게 성장한 외국 여성들 사이에서도 더욱 빛이 나는 명성황후를 보며 화려한 겉모습 때문이 아니라 뛰어난 학식과 빼어난 말솜씨, 친절한 성품 탓에 누구보다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다희는 명성황후가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친구(명성황후)를 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 옷을 바꿔 입는다. 다희의 용기와 희생은 어떤 영웅 못지않다. 이책은 다희의 눈을 통해 명성황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역사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우리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내 주위에도 다희와 명성황후 못지않은 당당한 이들이 있다. 사전을 보면 당당이라는 말은 ‘행동과 정신적으로 위엄이 넘치고 거리낌 없이 떳떳하다’고 되어 있다. 요즘 시대에는 온갖 명품들과 사치품이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를 현혹시킨다. 하지만 그녀들은 명품백 대신 자신들이 정성을 다해 수놓은 가방과 에코백을 들고 다니고 어디에서나 기죽지 않는다. 화려한 치장 대신 비비크림과 립스틱 하나로 자신을 치장하고 심지어는 이틀 동안 세수도 하지 않고 다니기도 한다. 집에서는 엄마, 부인, 며느리로 사회에서는 각자가 맡은 일에 성실히 책임을 다하는 그녀들이야 말로 위풍당당하다. 난 그런 이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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