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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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편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1.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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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비서실)이 광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과 ‘문화재제자리찾기 청소년연대’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 소식이 한 볕 되어 따사롭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일, 광주교육대 부설초등학교 6학년 2반 김경훈 담임선생님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지난해 6월, 이 학교 6-2반 학생 24명이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뒤 6개월 만에 받은 답장이란다.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저마다의 바람과 생각을 담은 편지를 써 청와대로 발송했다. 문 대통령의 답장은 학생들에게 “최고의 졸업 선물”이 되었다. 대통령 비서실이 작성한 이 편지에는 “대통령님께서 편지를 직접 보셨다. 대통령님은 여러분의 ‘글과 그림 솜씨가 대단하다’며 ‘응원에 힘이 난다’고 하셨다”면서 “답장이 늦어 정말 죄송하다. 여러분의 바람대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지난해 6월 초순, 감사하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수업을 했다. 학생들은 대통령 취임 직후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렸던 문 대통령께 감사편지를 써 보내기로 하고, 40분 동안 온갖 정성을 들여 편지를 썼단다. 당시 김민찬(12) 학생은 “광주도 신경 써 주시고, 5ㆍ18 때도 오셔서 노래를 부르고 눈물을 흘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겠지만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고찬유(12) 학생은 “항상 세월호 배지를 다시고, 세월호를 진심으로 슬퍼하시는 것을 보고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적었다. 한민솔(12) 학생은 “마루, 찡찡이를 집에서 데려오고, 국가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을 투명하게 밝혀주셔서 신뢰가 간다. 하지만 사교육 세상이 되어가고, 일등주의가 되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김 교사는 “학생들한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생겼다. 이 편지가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최고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문정왕후어보 반환운동을 계기로 2013년 결성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문화재제자리찾기 청소년연대’ 학생들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정왕후어보 관람 초청장을 보냈다. 학생들의 초청장은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문정왕후어보가 돌아왔는데 대통령도 실물을 보지 못했고, 자신들도 반환운동만 했지 직접 어보를 본적이 없다면서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에 대통령과 함께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8일,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실에 도착한 대통령 비서실에서 쓴 답장에는 “업무 처리 실수로 너무 늦게 전달되는 바람에 여러분의 초청장을 대통령님께 제때 올려드리지 못해 사과드린다”면서 “대통령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전시회를 갔더라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글을 본 학생들은 때 아닌 눈물바람을 시작했다고… 그동안 문화재청은 문정왕후어보와 관련 ‘한미수사공조를 통해 환수한 것이지 시민단체 때문에 돌아온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시민단체도 노력했지만 문화재청의 공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공로를 빼앗긴 억울한 사연은 언론 등에 전파됐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는데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와 위상을 제대로 알리고, 지키는 일에 여러분의 멋진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라는 청와대 비서실의 편지는 정부로부터 처음 들은 ‘수고했다’는 칭찬이었기에 감격했단다. 김수연 학생(과천외고 2)은 “답장이 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와서 정말 즐거워요. 초대장을 작성했던 당시 느꼈던 설렘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다시 맛보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청소년 연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세요”라며 환하게 웃었단다. 대통령의 편지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 사람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면서 “민주시민 사회라는 것은 어떤 것이고 시민운동은 어떤 것인지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새해, 대통령의 편지 보도를 읽고, 우리 지역도 ‘최선을 다해 노력한 사람을 인정해주는 지역’이 되고 ‘시(주)민운동이 햇살처럼 피어오르는 민주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지역에서는 ‘나라님’ 못지않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들이 평범한 주민들의 목소리에 따뜻하게 응답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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