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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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1.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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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보수정당의 교묘한 집권전략을 파헤친 ‘선거 교과서’

"무늬만 개혁인 정당의 공천을 받고 정치를 일신의 영달로만 아는 정치인을 골라내 지역의 민주화, 지역의 적폐까지 꼭 청산하기 위해 ‘민중의 착란현상을 조장하는 보수 우파의 교묘하고 은밀한 집권 전략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의 저자 토마스 프랭크는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이다. 저자가 던진 질문(책 제목)은 한국 사회에서도 적용된다. 2007년 12월 19일(이명박 당선), 2012년 12월 19일(박근혜 당선)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2007) 또는 새누리당(2012)에 투표한 사람 가운데는 스스로를 경제적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 책은 2004년 출판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올바른 선거를 치르는 데 정치인과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유권자는 어떻게 정당과 정치인을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참고서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보수정당의 뛰어난 정치 조작술과 자기 계급적 이해와 상관없는 투표행위 등 정치적 현상을 분석하는데 유용한 틀을 제시해준다.
저자는 2000년 미국의 선거결과(공화당 조지부시 2세 당선)를 보고 공화당 보수우파의 아성이 된, 저자의 고향 캔자스로 들어가 지역 정치인, 풀뿌리 시민단체, 주민들을 만나 보수 반동의 근원을 하나씩 찾아낸다. 당시 미국 공화당의 기독교 우파는 갈 길 잃은 민중들의 분노를 문화 영역으로 돌리며 자신들이 바로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그들 나름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성공하였고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저자는 미국 보수 세력의 정치 조작 능력의 탁월성과 동시에 미국 민주당의 선거전략 실패를 잘 지적했다.
저자는 상대적 빈곤지역인 미국 내륙 주들의 다수 유권자들이 감세와 복지 축소, 민영화, 규제완화 등 ‘빈익빈부익부’를 조장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신봉하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공화당 우파가 끌어들인 보수 기독교 우파는 낙태ㆍ동성애ㆍ진화론ㆍ줄기세포ㆍ수돗물 불소화 반대 등 이념 공세를 펼치며 중ㆍ하층의 뇌리에서 경제적 곤궁이라는 현실을 지우게 했고 사회 쟁점을 도덕ㆍ윤리 논란으로 몰아갔다. 거기에 극우 방송인과 극우언론은 물론, 주류 언론도 가세했다.
우파들은 권력을 탈환하기 위해 불철주야 새로운 전략 전술 개발에 돈을 쏟아 부었다. 많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빼앗아간 자본가, 의사, 변호사, 목사들을 우군으로 여긴다. 보수정부는 대기업에 고속도로ㆍ전철ㆍ수돗물 등 공공사업까지 민영화하려 든다. 우리 사회도 이미 이를 모방하고 일부는 실천에 옮겼고 밀어붙일 기회만 노리고 있다.
이에 비해 대책없이 거들먹거리던 미국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자들과의 적절한 관계 맺기에 실패했다. 블루칼라 유권자들을 내팽개치고 자유주의적 성향의 화이트칼라 전문가들을 끌어들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고 기업들에 구애하기 바빴다.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약간만 더 앞서나가면 갈 곳 없는 중하층 노동계급은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양다리를 걸쳤다. 수십년 동안 쌓아온 진보적 가치와 제도를 지키는 일보다 일단 권력 잡기에 급급했다. 저자는 공화당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휩쓴 미국 중서부 내륙은 민주당만 몰락한 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가 급속도로 망가지고 일부에선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왜 가난한 사람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기업인들의 이익을 늘리는 정책에 몰두하는 보수정당을 지지할까? 지난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라며 새누리당에 투표한 경제적 ‘하층’이 오는 6월 선거에서도 또 잘못된 투표를 할까?
보수정당, 무늬만 개혁인 정당의 공천을 받고 정치를 일신의 영달로만 아는 정치인을 골라내 지역의 민주화, 지역의 적폐까지 꼭 청산하기 위해 ‘민중의 착란현상을 조장하는 보수 우파의 교묘하고 은밀한 집권 전략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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