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서 검사의 용기ㆍ결단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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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 서 검사의 용기ㆍ결단을 보며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02.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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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이티비씨(JTBC) 뉴스룸에 현직 검사가 출연해 검찰 내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다.
이 검사는 8년여 전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로부터 성추행 당했고 이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는 내용을 눈물을 꾹 참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검사는 인터뷰에서 “사실 제가 범죄의 피해를 입었고 또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라는 자책감에 괴로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께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제가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뉴스를 보며 한 가지 더 씁쓸한 내용이 있다. 손석희 앵커는 검사의 얘기를 듣고는 “그나저나 검찰에서 있기가 어려우시겠네요?”라며 바로 이어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사실 틀려먹은 겁니다. 당연히 검찰 내에 계셔야하고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누군가 책임져야 되고, 또 그에 대한 피해를 입으셨다면 당연히 보상받으셔야 되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앞으로 검찰에 있기 어렵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틀려먹은 거죠”라고 말했다. 나도 인터뷰를 보며 ‘검사 그만 둬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하는 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들추는 것이 잘못인 것’으로 몰아가며 또 다른 피해를 입히는 것을 은연중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전국에 방송되는 뉴스에 현직 검사가 나와 이 같은 내용을 말하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큰 각오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검사는 용기를 내 출연했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큰 지지와 위로를 받으며 관련자 처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는 지난 기자수첩에서 군 인사문제와 관련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었다. 인사문제뿐 아니라 공직사회 내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나서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공직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일들은 누구보다도 공무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창군지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공직에서 일어난 부당한 일들과 관련있게 보이는 단편적인 내용이 올라오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물론 이 가운데는 공무원이 아닌 주민들의 글도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내부 소식은 공직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손석희 앵커는 다음날 뉴스룸에서 “저희들은 이 사건을 어제 오늘 보도로 그치지는 않겠습니다. 계속 취재하고 또 검찰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의 이러한 부조리 문제에 있어서도 역시 조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을 서지현 검사에게도 약속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도 감춰진 문제에 대해 파헤쳐 보도해야 한다. 제2, 제3의 서지현 검사가 순창에서도 나오기를 그리고 이들을 내부 고발자나 조직에 해를 끼치는 자가 아닌 사회를, 순창을 바로 잡으려는 용기 있는 자로 바라보고 대하는 당연한 지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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