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15년째 월급 20만원 시골 이장님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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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5년째 월급 20만원 시골 이장님들 뿔났다
  • 박용근 기자
  • 승인 2018.02.0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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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8년 1월 28일치

“저는 40대 이장입니다. 이장회의에 가면 가장 어린 축에 속합니다. 대도시는 서로 통장을 하려고 싸움을 한다는데 시골에서는 서로 이장 안 하려고 난리입니다. … 이장 월급 20만원은 솔직히 너무합니다.”
전북 김제시 백산면 ㄱ이장이 지난 8일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코너에 올린 글이다. 그는 “시골에서 무슨 일만 있으면 이장이 다 해결하는데 (시청에서는) ‘봉사하는 게 이장’이라면서 월급은 오르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빨리 이장 그만두라고 성화를 한다”고 적었다. 다음날인 9일에도 이장 ㄴ씨의 청원이 올라왔다. ㄴ씨는 “다들 나이가 70세 이상이다 보니 이장 할 사람이 없어 제가 하고 있다”면서 “각종 매체에서 최저임금이 올해부터 올랐다는데 우리에게는 먼 얘기”라고 밝혔다. 충북 시골동네 이장이라는 ㄷ씨 역시 지난 16일 “이장들은 자기 일을 하다가도 마을에 일이 생기면 달려가야 한다. 그래서 월급을 받는다”면서 “일에 상응하는 금액을 책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이장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장병 월급이 오르고 최저임금도 인상된 것이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이·통장은 9만6000여명에 이르며 지자체 조례에 의해 임명돼 운영되고 있다. 이들이 받는 활동보상금(수당)은 행안부 예산편성지침에 의해 월 2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장 수당 20만원은 2004년 그전에 10만원 받던 것을 100% 인상한 것이다. 15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수당을 인상하려면 행안부가 예산편성지침을 바꿔야 한다. 운영은 지자체 조례로 하고 있지만 수당 문제는 행안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놨기 때문이다.
도시권의 통장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통장 수당 20만원 외에 각종 검침업무를 대행하면 다른 수당 등을 부수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통장을 뽑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화된 시골에서 상대적으로 일거리가 많은 이장들은 오랫동안 동결돼 있는 수당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북 장계에서 이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모씨는 “한 달에 두 번 면사무소를 찾아 회의를 하며 시골 어르신들의 수발을 들어야 하는 게 농어촌 이장”이라며 “본업인 농사를 소홀히 하며 봉사하는데 받는 수당보다 활동경비가 더 들어간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행안부 선거의회과 관계자는 “이장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 지난해 말부터 지자체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일부 국민들은 이장 선출 기준이 없고 권력화되고 있다는 부작용을 제기하기도 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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