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25)/ “누구야? 도, 도… 도둑!”
상태바
동화 로봇개(25)/ “누구야? 도, 도… 도둑!”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2.08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25화

 맹자는 복도로 나와서 안전모에 단 헤드랜턴을 켰다. 방을 하나하나 살폈다. 시추 강아지들도 방문 앞에 코를 대고 끙끙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스카이는 시추 강아지들 뒤를 촐랑촐랑 따라다녔다. 마지막 방에서 시추 강아지들이 멈추었다. 출입문 위에는 격리실이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시추 강아지들이 엄마 냄새를 맡았는지 그만 대놓고 짖었다.
순간 맹자는 진짜 스파이더맨이라도 되어서 복도 천정에 붙고 싶은 마음이었다. 맹자는 헤드랜턴을 끄고, 벽에 기댔다. 사무실 문이 열렸다. 깜찍이와 깔끔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빡빡 긁으면서 짖었다. 방안에서도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손전등의 불빛이 두 시추 강아지를 비췄다. 방문 옆 벽에 몸을 붙이고 있는 맹자도 번갈아 가며 비추었다.
“누구야? 도, 도……도둑!”
 홀쭉이 조수가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쓴 꼬마를 보자 말을 더듬었다. 맹자는 내친김에 격리실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갔다. 두 시추 강아지도 따라 들어왔다. 홀쭉이는 손전등을 비추며 격리실로 뛰어왔다.
그때 스카이가 격리실 문 앞에서 딱 버티고 섰다. 한 줄기 손전등 불빛을 받으며……. 멍멍 짖었다. 홀쭉이 조수를 막고 선 것이다.
  “이건 또 뭐야?”
 홀쭉이 조수는 불쑥 나타난 스카이 때문에 당황했다. 스카이는 손전등 조명을 받으며 몸을 앞뒤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헤드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위에서 춤추는 댄스 개였다. 다리를 휘청거리며 개다리춤을 췄다. 아래턱을 움직이며 기계음이 섞인 목소리로 랩을 불렀다.
...........................
맡겨보드랑 개 NO
잡아볼탱 개 NO
사모님은 버리고 우리는 줍고
돌보지 않는 개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주지
가끔 배 속으로 들어가서 탈이지만 말이야
주인을 찾을 수 없는 개
버려진 개는 주인이 찾지 않아
그래도 쓰레기는 아니야
버렸다고 쓰레기는 아니야
나도 개. 나도 개.
주인으로부터 명령이 없으면
어쩔 줄 몰라 해
...........................
 
 전에 맹자가 가르쳐준 아웃사이더 ‘주인공’ 노래의 랩 리듬에 맞추어 스카이는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를 머릿속 기억장치에 저장해 두었다가 가사만 바꾸어서 내뱉고 있었다. 스카이의 머릿속은 전기신호가 엄청 빨리 헐떡거리며 돌아다녔다. 지금까지 듣고 경험하고 학습한 것을 제법 빠르게 쏘아댔다.

...............................................................
개들은 주인으로부터 명령을 들어야 해
버려진 개들도 주인이 필요해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줘야 해
        
♬나도 개. 나도 개 눈물도 흘리지 않고
배가 고프지도 않아. 그래도 개들의 친구
 주인을 찾아주는 개의 친구야 ♬
................................................................

 홀쭉이 조수는 그만 스카이가 부르는 랩과 춤을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따라 했다. 양다리를 흐느적거렸다.
<2주 후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