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위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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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위드유’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2.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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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세계인들을 웃게 하고 울렸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국 대표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역대 최다 종목(6종목), 최다 메달(17개)을  획득했다. 여기에 정상급 기반시설, 웅장한 개ㆍ폐회식과 아이스하키 남ㆍ북 단일팀과 북쪽 응원단ㆍ예술단 활동은 지구촌의 이목을 끌며 세계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림픽 개막 10여일 전에 터진 서지현 검사의 ‘검사장의 성추행’ 폭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서 검사의 폭로에 이어 김수희 대표(극단 미인)의 연극계 성폭력, 최영미 시인의 문단에서의 성폭력 등 법조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정치권, 대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은폐되거나 무시돼 온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성범죄 피해를 스스로 밝히는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해 “적극 지지한다”면서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젠더 폭력을 발본색원한다는 생각으로 유관 부처가 범정부 차원의 수단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용기 있게 피해 사실을 밝힌 피해자들이 2차 피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의 성평등과 여성 인권에 대한 해결 의지를 믿는 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을 힘이나 지위로 짓밟는 행위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어떤 관계이든, 가해자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분야별 자정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타임> 지는 2017년 ‘올해의 인물’로 ‘미투(Me Too)’ 운동에 참가한 폭로자들을 선정했었다. 그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영화제작자 등에게 당한 성 폭력(폭행, 추행, 희롱) 피해 경험을 폭로하면서 촉발된 ‘미투’ 운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한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형태로 확산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20~50대 성인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미투’와 ‘위드유’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조사대상의 88.6%(강력지지 32.8%, 지지 55.8%)에 이르렀다고 한다. 강력지지는 여성(38.6%)이 남성(27.2%)에 비해 11.4% 더 높았고, ‘미투ㆍ위드유’ 운동에 74.4%가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미투ㆍ위드유’ 운동을 지지하는 이유를 제시했더니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61.7%,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밝혀지고 그들이 정당한 처벌이나 징계를 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44.4%),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미 공개한 사람들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용기에 힘입어서’(39.8%)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한 이상, 이 움직임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이 운동이 일회성 열풍에 그치거나 극단적인 성 대결로 가지 않기 위한 제도적ㆍ문화적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정치권 일부에서 미투운동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려거나, 진영대결로 바라보려는 시각은 치졸하다. 성찰은커녕 비판 수단으로 삼는 발상을 심판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는 본질적으로 상하관계 내지 권력관계를 이용해 힘을 가진 사람이 저항이 어려운 아랫사람을 상대로 가한 폭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이 이러한데, 예전에는 직장이나 문단 내 성폭력 폭로에 대해, 피해(폭로)자들이 ‘꽃뱀’으로 매도되고, 명예훼손 고소, 악플 등의 공격에 시달리다 잊혀 왔다.
따라서 이번에는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철폐’ 등 법적ㆍ제도적 뒷받침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피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위드유’에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크던 작던 ‘갑’이었던 사람들은 당시 ‘을’에게 자신이 못된 힘으로 폭력을 특히 성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진심 어린 반성과 냉철한 각성으로 ‘#위드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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