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투, 말하며 살까 침묵하며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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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투, 말하며 살까 침묵하며 살까
  • 김민성 편집위원
  • 승인 2018.03.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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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듣는 편인 내가 언제부턴가 듣는 것은 답답해서 말수가 많아졌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이후다. 농협이라는 조직을 알고 나서다. 주변이 답답해 침묵할 수가 없으니 이럴 때는 더 깊이 침묵해야 하나 아니면 더 적극적으로 현실에 동참해야 하나?’ 이런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더니 댓글이 달렸다.
‘어떤 조직이 침묵하면 발전이 없다’ ‘적폐청산은 정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사명이다’, ‘하자니 나선다고 눈치 보이고, 안하자니 답답하고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 후련하다가 찝찝해지고, 하고 싶은 말을 안 하면 답답하다가 잘했다 싶고’,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죄악이다. 또한 행동하지 않는 양심도 죄악이다’ 등 다양하지만 의미는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농협 합병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초기 2년간 이사를 역임해 누구보다 그 생리를 잘 아는 서순창농협이 ‘고발’ 사건으로 시끄럽게 생겼다. 전임 조합장이 무리하게 추진했던 베리류 가공사업이 현 조합장 체제에서 수습은커녕 설상가상(雪上加霜)이 되어버렸다.
전 조합장 시절 계약서 100밀리리터(ml) 6만3000 박스가 현조합장이 들어와서는 80밀리리터(ml) 8만1000 박스로 계약 변경되면서 추가분에 대한 가공비와 박스비 3억원이 넘는 비용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변경된 이유가 ‘전(前) 전무가 지시해서 제조했다’는 현 조합장의 주장에 당시 전무는 '그런 일이 없다'고 총회에서 주장, 사실관계를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가공업체와 전임자 당사자 간 대질을 했으면 간단한 문제를 현 조합장이 한쪽 주장만 받아들인 탓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직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크게 말하고 싶은 것이 어떤 사안에 대한 비판이나 견제만 있겠는가. 주변에서 좋은 일들이 많으니 제대로 알리고 싶은 것도 많다. 최근 복흥에서는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지역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서울에 거주하시는 오충선 향우께서 장학금 2억원을 기탁해 복흥중산장학회를 조직하고 지난 2월 23일 복흥면민회 총회때 총 1000만원의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고등학생 네 명에게 50만원, 대학생 네 명에게 2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오충선 향우는 조건없이 장학금을 맡겨주셨다. 이런 소식은 널리 널리 목소리 크게 말하고 싶다.
올해 아흔셋 되신 백홍기 어르신께서는 그리 넉넉지 않은 여건인데도 “면내 가정에 태극기를 보급해주라”며 2000만원을 선뜻 내놓으셨다. 부인이 수년째 와상환자로 가까이서 돌보는 어려운 상황에도 이런 귀한 모범을 보여주셨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태극기 비용 2000만원은 제외하고 남은 몇 백만원은 당신께서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하시니 더 귀한 선물이다. 
이런 선인(善人)이 있는 반면 전직 대통령들은 비자금을 만드느라 혈안이 되어 있음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실상을 대하고 보니 충격적이고 조직적이라서 더 큰 배신감에 어안이 없다. 이 나라 대통령까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행태에 경악한다. 요즘 거세게 불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을 보면서 비단 성폭력 사건만 국한하지 말고 사회 저변에 묻힌 부조리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운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나라와 국민의 수준이 진정한 선진사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요즘 나의 뇌리를 감싸고 있는 것은 ‘용기 있게 살아가는 것’인데 참으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용기와 소신을 갖고 글과 입으로 잘못과 정의를 말하려 노력하지만 어떤 때는 깜깜한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진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나의 책무임을 다시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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