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정책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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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정책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3.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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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순창로컬푸드협동조합 상무

#1. 2025년 2월
나는 오늘 중역회의에 참석해 정기총회 결산준비와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직원들과 어제 밤늦게까지 회의서류를 준비하면서 피로가 쌓였는지 눈이 충혈 되었다. 회의장에 들어서서도 눈이 아파 제대로 임원들과 눈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 이하 임원여러분, 6차 산업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결성한 매머드급 순창로컬푸드주식회사가 창립된 지 6년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쉴 틈 없이 내달려왔습니다.”
첫 마디를 던지자, 그제야 앉아있는 임원들의 면면이 망막에 비쳤다. 숙박업계 대표, 관광업체 대표, 작목반 대표, 권역사업 대표, 장류사업체 대표, 순창로컬푸드, (주)이상촌 등등
“전국에 100개 ‘도반농 maid in 순창’ 판매점(도시락, 반찬, 농축산물 종합유통판매점)을 개설했고, 판매점을 통해 가입한 도시 소비자회원들이 순창을 찾아 다양한 농촌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경험했습니다. 좋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 연매출 500억원의 중견회사로 도약했습니다. 도시에서도 반찬가게 소상공인 일자리를 창출했고, 순창에도 더 많은 귀농귀향자들이 늘어 월급 받는 농군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그칠 수 있지만, 천 명의 꿈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이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가 만약 함께 그 꿈을 꾸지 않았다면 순창은 고령화로 10년 안에 소멸될 위기에 몰렸을 것이고, 수십억을 드려 만든 권역사업은 건물관리도 힘들어 방치되었을지 모릅니다. 그 폐허의 자리에 호시탐탐 노리는 거대 농업 회사들이 들어와서 또 상위 1%를 위한 세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있고, 폐교를 재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는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담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뭉클했다.

 #2. 2018년 3월
새벽 4시, 나는 지금 가상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 요즘 나이가 들어서 인지 밤잠을 설친다. 나는 순창에 특별한 연고도 없이 귀농했다. 이제 만 4년이 되었다. 순창로컬푸드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름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상무직책을 맡아 만 1년을 넘게 일하고 있다. 고추장민속마을 입구에 위치한 순창농특산물판매장과 농가 레스토랑 순창맛집의 관리업무다. 특별히 그런 쪽에 능력이 있기 보다는 농사일이 서툴러서 일거리를 찾다보니 떠맡게 되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늘 순창 주변을 맴도는 느낌이다. 사업은 늘 고만고만하다. 작년에 연매출 7억 가까이 달성했다. 올해는 8억 정도를 생각하지만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늘 안정적인 운영을 목표로 할 뿐이다. 그래도 자부심은 소농과 고령농, 소규모 가공업체의 제값 받는 직거래를 돕고, 순창을 찾는 관광객에게 순창농특산물을 홍보하는 역할은 미진하나마 하고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농특산물직판장에서 농산물을 사 간 관광객이 재구매를 할 때는 직판장으로 전화하기 보다는 업체나 농가에 직접 전화를 한다고 한다. 직판장의 모든 물건에는 생산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라벨에 새겨져 붙어있다. 하지만 순창로컬푸드협동조합 자체는 군에서 주는 보조금과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뒤 일자리창출지원금을 받아 연명하는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도 현 실정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하지 못하고, 지원금마저 끊어진다면 과연 운영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완주로컬푸드는 성공사례로 꼽힌다. 전주라는 대도시와 가깝고 완주군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에 성장한 예를 찾기 힘든 사례이기도 하다. 순창은 대도시와 거리가 있고, 관광성수기가 아니면 도시소비자를 직접 만나기도 힘들다. 나는 도시소비자를 끊임없이 불러드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도시지역에 판매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요즘 1인 가구 트랜드에 맞는 반찬, 도시락, 소포장 농축산물을 진열하고, 도시소비자를 회원으로 가입시켜 신선한 농촌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계발하여 연중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군의 전폭적인 지원과 작목반, 권역사업, 영농조합, 농업주식회사 등 각 사업단위의 조합원 천명 이상이 10억 이상 출자한 규모있는 농업유통주식회사가 설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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