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27)/ 버려진 개라고 쓰레기 취급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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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27)/ 버려진 개라고 쓰레기 취급 마세요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3.29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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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27화

 

“곧 있으면 죽을 개들이야. 죽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지. 물론 몇몇은 살을 찌우기도 해. 몸보신을 위해서 말이야.”
맹자는 히쭉거리는 뚱뚱보 소장을 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버려진 개라고 쓰레기 취급 마세요.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
맹자는 무슨 용기를 냈는지 갑자기 뒤를 돌아서 뛰어갔다. 떠돌이 개들이 갇힌 우리의 잠금 고리를 제쳐서 열었다. 갇혀 있던 개들이 한 마리씩 뛰어나왔다. 순식간에 수십 마리의 개들이 울타리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날뛰기 시작했다. 뚱뚱보 소장은 맹자를 막으려고 그 개판 속으로 뛰어들었다. 맹자는 개들이 날뛰는 틈을 타 뒷문을 빠져나갔다. 우리에서 풀려난 개들이 맹자를 뒤따랐다. 맹자는 쓰러져 있는 복슬이와 스카이를 껴안고 건물 출입구를 빠져나왔다. 깜찍이와 깔끔이도 홀쭉이 조수와 싸우는 걸 멈추고 도망쳤다. 맹자는 자전거를 세워둔 건물 뒤편으로 달려갔다. 복슬이를 가방에 담아 등에 메고, 스카이는 앞가슴 가방에 넣었다. 자전거를 몰아 유기견보호소를 빠져나갔다. 깜찍이와 깔끔이도 맹자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 뒤를 달려오는 우리에서 풀려난 개들. 맹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유기견보호소 탑차에도 시동이 걸렸다.
울퉁불퉁한 산길을 내려와 동네로 접어들자 2차선 도로가 나왔다. 탑차도 산길을 내려와 맹자를 쫓았다. 탑차 옆에는 험상궂은 불도그가 함께 달리며 맹렬하게 쫓아왔다. 스카이는 맹자의 앞가슴 가방에서 얼굴을 내밀고 붉은 눈빛을 반짝였다. 스카이 눈앞 영상에는 내비게이션 지도가 펼쳐졌다. 오른쪽 눈을 깜빡였다. 마치 방향등을 켜서 갈 길을 알려주려는 것 같았다. 맹자는 스카이의 방향등 불빛을 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탑차가 뒤따라 붙었다가 맹자가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그만 자전거를 놓치고 지나쳤다. 뚱뚱보 소장은 샛길로 도망가는 맹자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맹자의 귀에는 그 소리가 사이렌 끝소리처럼 멀어져 갔다. 맹자는 일반 주택 도로를 달렸다. 개들이 따라오면서 짖는 소리에 골목 안은 소란이 일어났다. 주택에서 키우는 개들도 같이 짖어댔다.
스카이는 내비게이션을 살피며 머릿속에서 계산했다. 탑차가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다음 차로에서 꺾어 들어오면, 맹자가 골목 도로를 빠져나갈 때 맞부딪칠 것 같았다. 방향등을 다른 쪽으로 깜빡였다.
그런데 맹자도 스카이도 놓치고 있는 게 있었다. 주인을 따라가지 않고 그들을 쫓아오는 불도그였다. 맹자가 방향을 틀려고 속도를 줄였다. 불도그가 떠돌이 개들을 헤집고 쫓아와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 맹자는 다시 급하게 핸들을 꺾어 충돌을 피했다. 그리고 계속 달리던 방향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스카이는 마치 빨간불을 켠 소방차처럼 두 눈에서 불빛을 깜박거렸다. 내비게이션 지도에는 곧 2차선 도로와 만나는 지점이 가까워졌다. 이대로 가면 자전거가 골목길을 빠져나가자마자 우회전해서 들어오는 탑차와 부딪칠 상황이었다. 뒤에서는 불도그가 다른 떠돌이 개들을 치받으면서 줄기차게 쫓아왔다.
  “속력 낮춰, 낮춰!”
맹자는 스카이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골목 도로 끝 지점에서 자전거의 속력이 줄었다. 그때 탑차가 급하게 모퉁이를 돌아 우회전하다 그만 중앙선을 넘어가 마주 오는 차들과 부딪칠 뻔했다.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2주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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