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비행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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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비행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 이야기 (5)
  • 설상원 목사
  • 승인 2018.03.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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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원 적성교회 목사
비행(飛行)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flight) 이야기
“와~ 이래서 그랜드 캐니언이구나!”

 

엘에이(LA)에서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는 중간 휴게소와 같은 라스베이거스(Las Vegas)의 밤이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올라가는 로비에서 카지노 머신에 동전이라도 넣어보려는 학생들의 호기심은 어디서 나타났는지 제복을 입은 경호팀에 발견되어 카지노 머신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숙소로 올라가야 했다. 너무 아쉬워서 호텔 부근을 산책하기로 했다.
우리가 묵은 밸리스호텔(Bally's Hotel Las Vegas) 맞은편에 있는 벨라지오 호텔(Bellago Hotel)의 세계 3대 분수 쇼를 보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약 5분-10분을 걸어 육교를 지나서 그렇게 유명한 호텔 분수 쇼 앞에 섰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서 있는데 그 순간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형형색색의 불빛을 입은 물줄기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수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숨죽이며 여러 가지 모양으로 춤을 추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동했다. 단순히 ‘좋다’를 넘어 가슴으로 밀려들어오는 그 무엇인가가 감동의 이름으로 들어와 가득 채워버렸다. 우리가 숙소로 돌아온 후에도 한동안 음악과 함께 분수 쇼는 계속되었다.
드디어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침이다. 어디서든 새로운 아침은 감사하고 신선하다. 오늘도 그랜드 캐니언까지 다녀오려는 거리는 만만치 않다. 모두 일어나 인솔교사의 방에서 미리 준비한 아침을 먹는다. 오늘 아침은 우리 스스로 준비한 호텔 룸서비스 식사다. 우유와 시리얼, 그리고 빵 몇 조각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호텔 주차장을 나와 몇 시간을 달렸을까. 우리는 중간 휴게소에서 햄버거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청소년들이 그렇게 먹기를 희망하는 ‘인-앤-아웃(IN-N-OUT) 버거’로 했다. 성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Your basket and your kneading trough will be blessed”(신명기28:6). 성서의 구절대로 신실하게 잘 살아가면 들어와도, 나가도 복을 받는다는 말인데, 창업주인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손녀가 회장이라고 한다. 마시는 종이컵과 종이 접시에도 작은 성경구절이 인쇄돼, 그들의 기업문화가 단순히 돈과 이익창출에만 있지 않고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정직과 신뢰 가운데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른 점심을 먹고 마지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하루를 지나 이틀째 운전 목적지가 드디어 눈앞에 보였다. 말 그대로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 1위인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미국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한 협곡으로 유명하다. 요즘에는 한해 방문자 수만 약 600만명 이상이라니 또 한 번 감동이다. 협곡 높이가 약 1.6킬로미터(km)이고, 공원 면적은 약 1904평방마일(제주도 섬의 약 3배 정도)로 방대한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그 협곡 사이로 아름다운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었다. 1979년 일찍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웅장한 자연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가 쉼 없이 달려온 목적지가 바로 눈앞에 들어왔다. 입구 안내소를 지나서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Grand Canyon National Park)은 우리 모두를 커다란 대자연의 품으로 반겨주었다. 청소년들을 눈을 감은 채로 대협곡이 보이는 곳으로 인도했다. 청소년들은 눈을 감은 채 조심조심 뒷걸음치며 신이 만들어놓은 대협곡 앞에 섰다. 청소년들을 뒤돌아서게 하고 감은 눈을 떠보라고 했다. 십대 청소년들은 가슴이 뛰는 듯 절로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와~ 이래서 그랜드 캐니언이구나!”
청소년들에게 또 하나의 큰 선물을 준비했다. 자원하는 학생들에게 헬기를 타고 협곡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래서 다른 팀은 헬기장으로 이동해서 헬기를 타고 그 대협곡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다른 한 팀은 그랜드 캐니언 가장 자리를 따라 장엄한 대자연의 모습을 감상하며 마치 나만의 대 정원을 소유한 것처럼 걸었다. 열심히 인증 샷을 담고 감상하며 한참을 지나 주차장에서 만났을 때 학생들의 얼굴은 모두 상기되어 있었다. 헬기를 탔던 학생들은 “목사님~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라는 고백이었다. 이스라엘의 옛 유명한 다윗 왕이 신에게 고백했던 것처럼.(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be in want-시편23:1). 각자의 가슴속에 가득 충전한 느낌과 감동으로 서로 주고받은 대화가 에너지로 넘쳐났다.
우리는 그렇게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 캐니언 공원을 가슴에 넣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보았던 라스베이거스는 귀로만 들었던 단순히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유흥과 카지노의 도시만은 결코 아니었다. 유흥의 도시를 넘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예술의 도시, 문화의 도시였다. 그리고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은 대 자연 앞에 겸손하게 서야 하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되었다. 우리는 오늘도 우리 자신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는 여행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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