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28)/ “네가 복슬이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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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28)/ “네가 복슬이였니?”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4.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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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28화

탑차는 중앙선을 가로질러 반대편 가로수를 받았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들도 급정거를 하면서 도로는 차들로 뒤엉켰다. 맹자는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엉킨 차들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스카이 눈에는 여전히 불자동차처럼 비상등이 깜빡거렸다. 떠돌이 개들도 자동차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멈춰선 자동차를 타고 올라가 뛰어넘었다. 탑차는 앞범퍼가 내려앉았다. 불도그는 주인들이 탄 탑차 앞에서 멍멍 짖었다. 탑차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차를 뒤로 빼내서는 덜렁거리는 범퍼를 단 채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맹자는 큰 도로변에 있는 대형할인마트인 이마트 주차장으로 달렸다. 물건을 가득 실은 카트를 밀고 주차장으로 향하던 손님들이 사방에서 뛰어들어오는 개들을 보자, 모두 카트를 버려두고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다. 개들은 카트에 담긴 먹을거리를 물고 달아났다. 대형마트 주차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맹자는 마트 안으로 자전거를 몰고 들어갔다. 개들도 마트 안으로 뛰어들었다. 마트 안은 일대 소동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었다. 굶주렸던 개들이 마트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기 시작했다.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출입구로 도망쳤다. 맹자는 마트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이제 깜찍이와 깔끔이 외에는 쫓아오는 개들이 없었다.
맹자는 천천히 달리며 시내 상점가 간판을 둘러봤다. 동물병원 간판을 찾았다. 메디컬 센터란 간판만 즐비했다. 그 사이에 작은 병원이 보였다. 동물병원 간판이 달렸다. 맹자는 동물병원 앞에서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았다. 동물병원으로 뛰어가는데 뒤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유기견보호소 탑차였다. 꽝! 급정차하면서 앞범퍼가 완전히 내려앉았다. 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동물병원 문이 열렸다. 수의사 복을 입은 한 아저씨가 밖으로 뛰어나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이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차에서 양쪽 문이 열렸다. 뚱뚱보 소장과 홀쭉이 조수가 내렸다. 그것도 연기에 그을린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서…. 둘이 맹자에게 다가오는 사이 수의사가 먼저 다가왔다. 맹자는 등에 진 가방을 내려 엄마 시추를 꺼냈다. 수의사에게 건네주었다.
그때,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서 경찰차 2대가 달려와 동물병원 앞에 멈추었다. 경찰들이 내리고 뒤이어 엄마, 아빠, 순자도 내렸다. 머리에 뚜껑이 열린 채 다가오던 뚱뚱보 소장과 홀쭉이 조수는 그 자리에 서서 발발 떨었다. 지레 겁을 먹고 경찰이 뭐라고 말도 하지 않았는데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수의사는 엄마시추의 목덜미 맥을 짚어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맹자는 그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수의사의 발밑에서 깜찍이와 깔끔이가 멍멍 짖었다. 수의사는 엄마 시추를 발밑에 내려놓았다. 엄마, 아빠와 순자가 다가왔다.
강 여사는 눈을 감고 누워있는 엄마 시추 옆에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복슬이였니? 옛 주인집을 찾아서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왔단 말이야.”
그녀의 눈에 눈물방울이 맺혔다.
“엄마, 무슨 말이야?”
맹자도 스카이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물었다.
“너 몰랐니? 스카이가 찍어 놓은 동영상을 보다가 엄마 시추가 집 뒤뜰에서 땅을 파는 걸 봤어. 땅속에 묻어 둔 물건을 꺼내는 거야. 글쎄 아빠가 순자 생일 때 사준 바비인형이지 뭐니. 그냥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복슬이를 만진 손으로 눈물을 닦고, 원피스 옷소매로도 눈물을 닦았다. 더러운 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난 옛날 이름이 떠올라서 그냥 복슬이라고 지었는데. 정말 네 이름이었구나.”
맹자는 엉엉거리며 울었다.
공 박사는 그들 옆에 앉아 스카이를 안았다.
“스카이 안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놓았어. 스카이가 너를 찾도록 도와주었구나. 그리고 복슬이 가족도….”
공 박사는 시추 강아지들도 쓰다듬었다.
맹자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이제는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비록 엄마 복슬이는 살릴 수 없겠지만 두 시추 강아지만큼은 사랑으로 잘 돌보겠다고 마음 깊이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스카이도 두 강아지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았다.
<2주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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