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비행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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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비행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이야기 (8)
  • 설상원 목사
  • 승인 2018.04.1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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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원 적성교회 목사
비행(飛行)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flight) 이야기 - 여덟
“성장이 아니라 건강이다”

 

새로운 아침 햇살과 함께 출발~ 미국에서는 물론이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진 교회들과 학교를 둘러볼 계획이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삶의 걸음을 조용히 생각해보면 좋겠다.
먼저 캘리포니아 주 레이크 포레스트에 위치한 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로 향했다. 새들백교회는 1980년 릭 워렌(Rick Warren)목사에 의해서 설립되었고, 현재 약 48만평 부지에 약 2만명 이상이 출석하고 있는 대형교회로 단순한 성장만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주차장에 도착해 예배실을 향해서 약 2-3분 정도를 걸어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목에 잘 정돈된 안내 표지판과 벤치들, 그리고 싱싱한 선인장과 꽃들이 우리를 반겨주는 듯 했다. 커다란 야자나무 사이로 높이 세워진 십자가 탑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예배실에 들어서자 음향 엔지니어가 홀로 음향을 조절하고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앉아서 침묵으로 기도하고 예배실을 둘러보았다.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에서도, 그리고 유리외벽 야외 벤치에서도 함께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참으로 독특했다. 릭 워렌 목사는 그의 책 <새들백교회이야기>에서 “21세기 교회 핵심 이슈는 교회의 성장이 아닌 교회의 건강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교회만이 아니라, 국가와 개인을 비롯한 모든 자리에서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때 문제의 핵심을 놓치게 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필자는 2007년 가을에 새들백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 엘에이(LA)에 큰 산불이 나서 주민들과 소방대원들이 많은 수고를 했었다. 그런데 새들백교회가 예배시간에 소방대원들을 초청하여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은 교회가 지역사회(이웃)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경험하는 참으로 아름답고 큰 감동의 장면이었다.
다음으로 캘리포니아 주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수정교회로 향했다.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1만장의 유리로 약 20년 동안 건축된 크고 웅장한 교회 건물에 압도당할 정도였다. 잘 가꿔진 정원수들과 부속 건물 사이사이에 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조각품들은 예배자들을 성서로 초대하는 귀한 작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수정교회는 고인이 된 로버트 슐러(Robert Harold Schuller) 목사가 1955년 동네 극장을 구입하여 교회를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TV와 라디오 방송설교의 최초의 선두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정교회는 안타깝게도 2010년 교회 재정난으로 파산신청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최종적으로 가톨릭에 매각되어 현재는 ‘그리스도 대성당’(Christ Cathedral)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린다.
수정교회의 몰락(?)은 성서의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하고 인간의 인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발생한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유명한 한 교회의 안타까움만이 아니다. 최근 서울의 대형교회에 속하는 S교회가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의 조롱과 비난을 받고 있는데, 한국교회 전체가 교회의 근본과 목적, 핵심을 점검할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메가 처치(초대형교회)로 불리는 수정교회의 씁쓸한 속내를 안타까워하며 교회를 빠져나왔다.
마지막 일정으로 필자가 공부하고 졸업했던 풀러 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으로 향했다. 풀러 신학대학원은 1947년 개교 이후 신학과 상담분야를 비롯한 많은 학문적인 업적을 세우며 전 세계적인 인재양성학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학교에 도착하자 P교수님을 비롯한 학교 직원들이 반갑게 환영해주며 학교를 설명해 주었다. 학교 관계자는 특별히 박사과정을 수업하는 클래스 룸에 청소년들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교수님께서는 직접 학교의 역사와 학업과정을 설명해 주셨고 청소년들의 미래와 꿈을 진심으로 격려해주셨다.
학교 본관과 기숙사를 사이로 난 넓은 잔디밭을 걸으며 도서관 건물, 교수 연구실, 작은 기도실, 중앙에 위치한 예수님 조각상 등의 설명을 들었다. 우리는 작은 기도실에 들어가 각자 마음의 소원을 기도하기로 했다. 이 작은 기도실은 수많은 국가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힘들고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기도하며 용기를 얻는 곳이다. 기도실에 들어서니 작은 동판에 새겨진 성경 구절에 작은 불빛이 비추고 있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Come to me, all you who are weary and burdened, and I will give you rest”(마태복음 11장 28절). 우리는 학교 졸업사진을 찍는 베스트 인증 샷 장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숙소로 향했다.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다. 한홍 목사는 “수많은 아픔을 통해 우린 이제야 비로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임을 성공이 아니라 의미임을 깨닫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 목사는 “성장이 아니라 건강이다”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빠른 성장과 속도를 강요하는 시대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를 비롯한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속도가 아닌, 인간의 탐욕이 아닌, 올바른 목적과 방향을 향해 건강하게 걸어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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