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29)/ “그만 가. 똥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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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29)/ “그만 가. 똥개야”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4.26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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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29화

3년 전…….

3년 전, 공 박사네 집.
순자는 거실을 기어 다니기도 하고, 일어나 걷기도 했다. 강 여사는 순자의 손을 잡고 같이 거실을 아장아장 걸었다.
“이제 아주 잘 걷네.”
순자는 뒤뚱거렸지만, 꽤 발걸음을 잘 옮겼다. 시추 강아지 복슬이가 그 주위를 맴돌았다. 털은 깨끗하게 손질되어 가지런했다. 둥글고 넓적한 얼굴에서 동그란 눈동자가 빛났다. 늘어진 귀를 들썩거리며 거실을 촐랑촐랑 뛰어다녔다. 맹자가 2층 방에서 내려왔다. 손에는 닌텐도3DS 게임기가 들려 있었다.
“맹자야, 복슬이 산책 좀 시키고 올래? 엄마는 순자 때문에 안 되겠다.”
맹자는 밖으로 나가려다 입술을 삐쭉거렸다.
“옆집 호동이하고 게임하기로 했단 말이야.”
“너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야. 게임기만 가지고 놀래.”
강 여사는 버럭 화를 냈다.
“엄마가 순자 데리고 같이 나가면 되잖아.”
“순자도 보고, 복슬이도 어떻게 같이 봐. 복슬이가 밖에 나가면 가만히 있는 강아지니. 네가 조르고 졸라서 사준 강아지잖아. 너 강아지 사주면 산책시키고, 먹이 주고, 돌본다고 했어 안 했어.”
“에이, 알았단 말이야. 가자. 복슬이.”
맹자는 마지못해 복슬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복슬이는 깡충거리며 거리를 뛰어다녔다. 갓 태어난 새끼 때부터 입양해서 키웠다. 이제 조금 정이 들었지만 귀찮을 때도 잦았다.
맹자는 비닐봉지를 손에 들었다. 복슬이는 산책하러 나가면 기분이 좋은지 꼭 풀숲에 똥을 눴다. 평소에는 엄마가 치웠지만, 오늘은 결국 맹자 몫이었다. 녀석의 똥은 구린내는 나지 않아도 손으로 집을 땐 더럽다. 엄마는 늦둥이 순자를 키운다고 맨날 손발이 모자랄 지경이란다. 호동이 집에서 게임을 하기로 했는데……. 호동이 집에는 닌텐도 위(Wii)도 있다. 요즘 자전거 경주 게임을 둘이서 자주 한다. 정말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흥분된다. 복슬이는 촐랑대기만 할 뿐이다. 달리기할 수준도 못 된다. 고작 공을 던지면 깡충깡충 뛰어가서 주워오는 정도다.
 맹자는 복슬이가 수풀 근처에서 머뭇거리자 괜히 심술이 났다. 가만히 다가가 엉덩이를 한 방 찼다.
“그만 가. 똥개야.”
다음날 맹자는 학교를 마친 후에 호동이 집으로 도망가고 말았다. 집에 들어가면 또 엄마가 귀찮은 일을 시킬 게 뻔했다. 맹자는 호동이와 게임에 빠져서 복슬이는 잊어버렸다.
 그 시간, 복슬이는 아장아장 걸어가는 순자 옆에서 축 처져서 엎드려 있었다. 산책하러 갈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순자는 손에 바비인형을 들고 있었다. 강 여사는 그릇에 담아서 복슬이 간식거리를 가져왔다. 그릇에는 콩알 모양의 영양 간식이 듬뿍 담겼다. 복슬이는 멍멍 짖으며 그릇 앞에서 꼬리를 흔들었다. 정신없이 간식을 먹었다.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순자가 기어가서 복슬이 간식에 손을 댔다. 복슬이는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드러냈다. 순자는 손에 들고 있던 바비인형으로 복슬이를 한 대 때렸다. 복슬이가 화가 나서 바비인형을 깨물었다. 둘은 바비인형을 밀고 당기며 승강이를 벌였다. 복슬이가 발톱으로 바비인형을 잡고 있는 순자의 손을 할퀴었다. 금세 순자의 손에 핏방울이 맺혔다.
<2주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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