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30)/ “복슬이 데려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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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30)/ “복슬이 데려가야죠”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05.10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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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30화

“아앙앙앙~”
순자가 눈물방울을 주룩주룩 흘리며 큰 소리로 울었다. 엄마가 주방에서 뛰어왔다. 입을 쫙 벌리고 순자를 보듬었다. 복슬이는 입에 바비인형을 물고 있었다.
강 여사가 순자의 손을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는 동안 복슬이는 거실 한구석에 엎드려서 가만히 지켜봤다. 강 여사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내가 발톱을 깎아주는 걸 잠시 깜빡했더니, 이런 짓을….”
강 여사는 순자의 손을 치료하는 내내 짜증스런 얼굴을 했다.

며칠 후, 일요일.
공 박사네 가족은 야외로 나들이를 나갔다.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이었다. 넓은 강변으로 모래톱이 펼쳐졌다. 공 박사가 승용차를 모래톱 입구에 세웠다. 복슬이가 제일 먼저 차 밖으로 뛰어나갔다. 모래톱을 마음껏 뛰어다녔다. 맹자도 차에서 내렸다. 복슬이는 며칠만의 외출이라 들떠 있었다. 순자의 손을 다치게 한 이후로 복슬이는 꽤 구박을 받았다. 강 여사는 복슬이에게 먹을 걸 챙겨주는 것 외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복슬이는 심술이 났는지 화장실이 아닌 안방에 오줌을 쌌다. 훈련해도 소용없다니까! 그만 강 여사의 화가 폭발했다. 맹자도 호동이와 게임을 한다고 복슬이 산책시키는 건 잊어버렸다.
“복슬아, 공 던질 테니까 주워와.”
맹자는 흰 골프공을 멀찍이 던졌다. 복슬이는 신이 났는지 폴짝폴짝 뛰어가 주워왔다. 맹자는 복슬이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빠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줬다.
“맹자, 골프공 한 번 줘볼래. 아빠가 한 번 던져보자.”
“그래요. 여기.”
아빠는 골프공을 잡자마자 아주 멀리 던져버렸다. 복슬이가 한참을 뛰어갔다. 멀리서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여보, 이제 가요.”
강 여사는 차 안에 그대로 있었다. 순자를 품에 안았다.
“맹자 너도 차에 타라.”
공 박사가 맹자의 손을 잡고 끌었다.
“복슬이 데려가야죠.”
맹자는 아빠의 엉뚱한 행동에 주춤거렸다.
“복슬이는 여기에 버릴 거야. 알겠니?”
맹자는 아빠보다는 엄마의 눈빛을 살폈다. 복슬이는 관심 없다는 듯 차가웠다. 맹자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몸부림치는 맹자를 공 박사는 번쩍 들어서 승용차에 실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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