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그리고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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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그리고 공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2.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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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초등학생은 6년, 중학생 고등학생은 각 3년. 그 기간 동안 숱한 사연이 있고, 미운 정 고운 정이 담뿍 든 친구들과 선생님과 헤어져야 하는 졸업식장에서 눈물을 참을 수 없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졸업식 노래였다. 졸업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없어진지도 오래지만 아련한 그 시절에는 노래를 부르다 학생이 울고 선생님도 울었다. 요즘 졸업식은 말 그대로 행사장인 것 같고 잘못된 뒤풀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개운치 않지만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즐거움이요 보람이겠다.

순창초등학교가 100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1998년 개교해서 2008년도에 골이 떠들썩하게 100주년 행사를 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100회 졸업에도 혹시나 하고 기대해 보았다. 막상 졸업식장의 풍경은 여느 졸업식장과 다르지 않았고 그 현상만 본다면 ‘초라’ 할 정도였다. 이게 시골 학교의 풍경인가 하는 자조를 느끼는 건 동문이라는 의식 때문이었다. 사연이야 있겠지만 100회를 기억하는 졸업생들이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없어서 씁쓸했다. 하긴 그 결과를 남 탓만 하기에는 억지가 있다.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다.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 사상을 반영한 명절이니 요즘도 밋밋하게 보내지는 않는다. 한 문헌에 ‘정월에 드는 설과 대보름은 상호보완적으로 설날이 개인적 폐쇄적 수직적이고, 피붙이의 명절임에 반해 대보름은 개방적 집단적 수평적 적극적인 마을공동체 명절로 두 관념이 교차하며 달의 생성과 소멸주기에 따라 긴장과 이완, 어둠과 밝음, 나에서 우리로 교체 확장되는 일원적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적혀있다. 그 글귀가 아니더라도 보름달이 가져다주는 광명과 풍요와 풍만감은 싫지 않다.

양력을 사용하는 요즘이지만 졸업식을 갖고 새 학년을 준비하는 달이 음력 정월 즈음이라는 사실에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느껴진다. 새 학기를 시작을 준비하는 아이(학생)들이 정월대보름의 밝은 기운과 넘치는 풍요를 간직하기 바라면서. 졸업한 아이들은 새 출발을 준비한다. 요즘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교가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라는 착각인 것 같다. 학교는 분명 지식을 익히는 곳이지만 동시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도덕심과 가치관을 세우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한 방법을 배우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 세태는 공부경쟁만을 강요한다.

학생들은 예나 지금이나 시험을 통해 석차를 매긴다. 더구나 요즘은 미달학생을 끌어올리기보다는 무한경쟁을 채찍질한다. 무한경쟁교육은 도덕심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회전체를 재앙에 빠뜨릴 수 있다.
사회가 강권하는 이런 폭력(?)의 결과는 아이들에게 평생토록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할 수도 있고, 아이의 심신을 파괴시킬 수도 있다. 나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찾아내고 사고하가나 표현할 줄 모르는, 남을 따르기만 하는 세대가 될 수도 있다. 이 위험한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공부라는 착각과 암기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공부요 출세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공부는 혼자서 판단하고 살아갈 능력과 스스로 성찰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바른 가치관과 사고력을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가져야 오늘날 이 엄청난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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