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공약 ‘남발’하는 선거운동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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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공약 ‘남발’하는 선거운동 보고 싶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5.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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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6ㆍ13 지방선거가 딱 20일 앞이다. 모든 후보들이 ‘순창 발전 적임자’를 자처하면서 군민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겠다” 호소한다. 그런데 이른 아침 나들이 가는 관광차 오르내리며 인사하기, 아침 출근길 사거리에서 손 흔들며 인사하기, 행사장에서 얼굴 알리기, 저녁시간 식당마다 들락거리며 인사하기로 표 달라는 일 말고, 색다른 공약과 선거운동으로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하긴 유권자가 ‘정책보다 이권’인데 후보가 정책 공약에 머리 싸맬 필요 있겠는가.

요즘 ‘문재인 효과’로 고공운항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십년간 그랬듯 전라도에 파란색을 덧칠하고 있다. 경상도에는 붉은색, 민트색 보다 푸른색이 강세이고 노란색, 주황색 등 눈에 띄는 색깔이 다양해졌다고 한다.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은 아예 발도 못 붙이는 우리 지역 정세와는 사뭇 다르다. 이런 지역 정서가 ‘옷자락 효과’에 기대는 후보를 양산하고 있다. 정책 만드는 일에 머리 싸매기보다 악수하고 웃음 파는 일이 훨~ 쉬운 일이겠다. 선거는 다가오는데 ‘믿어 달라’는 읍소뿐 혁신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후보는 찾아볼 수 없다.

23일, 향토회관에서 열린 순창군수 후보 초청토론회 모습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정책이나 비전보다 지난 일에 대한 시시비비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군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설명하는 길은 지난하고, 이미 정해진 친소, 선호에 따라 굳히는 전략은 만만하다. 이미 알려진 험담을 확산시키고, 애매한 사실은 호도하며 오직 당선되고 보자는 얕은 수가 가당찮다. 톺아보니 순창군수 후보 세 사람 모두 서울에서 내려왔다. 시기가 다르고 명분이 같지 않고 형편이 제각각이지만 지금 오직 바라는 것은 당선이다.

하긴 선거 때마다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서울 손님들이 명함을 내밀었었다. 지역 정치와 현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내가 고향을 지키겠다’고 호언장담하다 실패한 사람도 꽤 많다. 거기 비하면 세분 군수 후보는 수년 또는 십년 넘게 고향 일에 관여했으니 ‘고향팔이’로 치부할 수는 없겠다. 다만, 기초의원 후보 가운데 한두 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속내를 알 수 있겠다. 서울손님들은 대개 장황하고 짐짓 과시하고 짐짓 읍소한다. 이들은 지역주민들을 계도 대상쯤 여기다 지역 주민 아닌 정치인 노릇만 하다 떠난다.

지방자치 이후 점차 지방으로 분산된 중앙권력을 지역 관료와 토호들이 차지하고 있다. 단체장 주변 사람들의 권력만 강화할 뿐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방의회가 있지만 단체장과 같은 정당이고 전체 의석이 한자리인데 한두 석만 무소속이니 견제는 아예 역부족이다. 그러니 지역 스스로의 개혁 없는 지방분권은 단체장 권력만 키운다는 말이 실감된다. ‘주민-발안ㆍ투표ㆍ소환ㆍ소송’ 제도가 있지만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 있으니 실효성이 적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주민참여 추진 등 스스로 권력을 나누는 노력 없이 안 되는 이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수 주민들의 ‘지역 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물교체 보다 지역권력 구조 재편이 더 시급하다고 말한다. 주민 참여와 권한이 보장되는 자치를 실현해야 한다. 여전히 ‘기득권 텃밭’에 안주하고 있는 세력을 차근차근 갈아엎고 균등한 주민 참여, 주민 권한을 쟁취해야 한다. 지방자치 곧 30년인데 변하지 않은 게 많다. 지역 토호와 기득권 세력의 벽은 철옹성 같다. 그들은 지역에서 제일 진한 파란 옷 입은 권력 곁에서 능수능란하게 변신하며 그들끼리 바통터치 한다.

제발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지역 토호와 기득권’만 챙기며 그들의 도움으로 당선되려고 하지 않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 지역 안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을 찾아보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과감하게 공약하라. 집권여당 인기에 기생하며, 인사하기, 소개받기 말고 주민이 바라는, 지역에 꼭 필요한 색다른 정책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운동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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