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그럴 때 있으시죠?“그럴 때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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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그럴 때 있으시죠?“그럴 때 있으시죠?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8.05.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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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지음 나무의 마음 출판.

 

주말 나들이를 광주로 정했다.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를 보았다. 부지런한 남편 덕분에 한 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한 광주 유스퀘어에서 영화 시작 시간을 기다리며 영풍문고에 들렀다. 평소에 책 보다는 티브이 보기를 좋아하는 나는 별 생각 없이 베스트셀러 도서를 모아놓은 곳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가끔씩 사는 게 뭔가 싶고, 괜히 억울하고, 나만 이런 건가 싶을 때”라는 문구가 적힌 김제동의 에세이집이었다.
다들 놀러 다니는 것만 같은 주말에 모를 심을 때, 야근을 하다 밖에서 불러내는 친구들의 전화가 올 때, 가족들의 온갖 고민거리들을 나에게만 하소연 할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뭔가 싶고 괜히 억울하고 나만 이런 건가 싶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다가도 그날 기분에 따라 사소한 것도 억울하게 느낄 때가 많은데 이 책을 읽으며 웃긴 위안이 생겼다. ‘그래도 김제동 보다는 낫네.’
김제동은 머리말에서 “이 책을 읽다가 한 번이라도 웃으실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읽다가 덮어도 좋고, 덮어놓은 채 라면 받침대로 쓰셔도 좋고, 조금 욕심을 낸다면, 이 책을 읽고 여러분의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여러분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문득, 꼭”이라고 했다. 나는 이 책을 펴고 좋아하는 예능 프로 ‘아는 형님’도 보지 않고, 웃다가, 울다가 금세 200페이지를 넘겼다.
김제동은 그가 겪은 다양한 경험을 재미와 감동 섞인 글로 풀어냈다. 누구나 한 번 쯤 겪어봤음직한 일도 있고 김제동만이 겪었을 상황도 있겠지만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다. 시인이자 수녀인 이해인 씨는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이가 낯선 사람이 아니라, 한 가족으로서 슬픔도 기쁨도 공유하며 살아가는 기쁨을 갈망”한다며 “책의 곳곳에 소개되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어 웃게 되지만, 웃으면서도 가슴 한편이 아리고 찡해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이 책을 소개했다. 노희경 드라마작가는 “몇몇 사람들은 김제동에게 개그맨, 그러니까 광대가 웃기기나 하면 되지 쓸데없이 정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광대의 출현 배경과 역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이라며 “광대는 작가처럼 본래 태생적으로 정치적인 사람들로 시대의 부정적 측면을 비웃는 풍자와 해학으로 사람들이 알기 쉽게 풀어내고 전할 의무를 지닌 직업군이다. 그렇다면 김제동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광대 중에 광대다”라고 추천사에 밝혔다.
또 다른 추천사에서 손석희 앵커는 “그가 어느 자리에서 자신을 이른바 폴리테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이 100분 토론 출연이었고 그때 자신을 섭외한 사람이 나였으니 이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이란 식으로 농담을 했다던데”라며 “그 이후 늘 내 예상을 뛰어넘는 설화를 겪어왔으므로 굳이 내 핑계를 댈 필요 없이 그는 원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추천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그는 무슨 영창 관련 발언으로 국정감사의 주인공이 돼 있는 처지다. 일전에 그의 모친이 방송에 나와 ‘제발 사고 좀 그만 치고 장가나 갔으면’ 하셨다는데 내가 보기에 모친의 바람은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것이다. 그는 여전히 할 말이 많은 것 같고 말로도 모자라 책으로 이렇게 나왔는데 설화에 이어 필화에 휘말리지 말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누군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것, 저는 그게 삶의 품격이라고 생각”한다는 김제동은 “내가 아플 때 누군가는 내 옆에 있어줄 것이라는 믿음, 그거야말로 세상을 살 만하게 하는 것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그런 조그마한 희망 같은 게 생기면 좋겠”다 말한다.
부담없이 읽기 좋은 「그럴 때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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