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00) 친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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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200) 친구에 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8.06.07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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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이 말하는 친구(親舊)라는 뜻은 친하게 지낸지 오래 되었다는 의미이다. 다르게 말하면 오랫동안 겪으면서 친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겪으면서 친해지게 되었다는 말은 오랜 세월 검증한 결과 친하게 지낼만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친하게 지낼만한 사람이란 인품이 잘 갖추어졌다는 뜻이다. 인품이 잘 갖추어졌다는 것은 진실하고 도덕적이며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성격이 원만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는 사람은 친구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뜻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를 바란다. 이런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서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없다. 좋은 친구는 정신이 바르기 때문에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며 마음이 크고 넉넉하며 항상 변함이 없는 사람으로서 친구가 나의 그름을 지적해주는 것을 바란다. 나의 그름을 알려주는 친구는 내가 약점과 결점을 줄임으로서 더 완전해지기를 바라는 친구이니 좋은 친구이다.
 “칭찬하는 자보다 결점을 친절하게 말해주는 친구를 가까이하라.” -소크라테스-

 친구를 자신처럼 소중이 알고 존중하는 사람은 친구가 무조건 나와 뜻을 함께하길 바라지 않으며 자신의 의지만큼 상대의 의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상대를 배려할 줄 모르고 나만 아는 나뿐인 사람을 나뿐 사람이라 한다. 나뿐 사람이란 생각이 자기의 좁은 속 안에 갇혀 있어 남의 마음과 입장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릇이 작은 사람이며 좋은 사람이란 마음이 진실하고 넉넉하여 자기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큰 사람이다. 마음이 큰 사람은 언제나 여유가 있어 환란이 닥쳐도 여유를 잃지 않고 인간으로의 도리를 잃지 않는다. 좋은 사람만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마음이 크고 넉넉한 좋은 친구가 있기 위해서는 자신이 마음이 크고 넉넉한 좋은 친구로서 손색이 없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품을 훌륭하게 다듬어야 한다.

 인격은 좋은 친구를 얻는 자격증이다. 인격이 고매한 사람만이 고매한 인격을 가진 사람과 친해질 수 있다. 마음이 크고 넉넉한 사람은 이익보다는 도덕과 정의에 관심이 많고 마음이 작은 사람은 도덕보다 물질적 이익과 세속적 득실에 관심이 많다. 이익 때문에 가까워진 친구는 이익이라는 영양가가 없어지면 멀어진다. 좋은 친구는 항심(변함없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항심은 이성에서 나온다. 이성은 도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싫은 감정이 들더라도 도리에 맞는 길을 간다. 이성의 안내가 아닌 감정에 따라 마음을 쓰는 사람은 변덕스런 기분에 의해 마음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좋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많이 아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내가 많이 알아야하며 의로운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내가 의로운 사람이어야 하고 덕 있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내가 덕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마음에 탐욕이 많아 나만 아는 사람은 세속적 이익만 생각할 뿐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는 통이 작은 사람이다. 이익 때문에 뜻이 맞아 가까워진 사람은 이해가 서로 충돌하거나 재앙이 닥쳐 일이 궁박하게 되면 세속적 이익을 위해 의리를 버린다. 오직 인간으로의 도리를 이익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어려움에 처할수록 서로를 먼저 배려한다. 최선의 친구는 인생의 좋은 길동무이다. 길동무란 대화의 상대이다.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가는 길이 같아야 친분이 오래간다. 돈을 구하러 가는 사람과 진리를 구하러 가는 사람이 함께 갈 수 없으며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재산을 구하는 사람과 심안으로 볼 수 있는 재산을 구하는 사람이 대화가 될 리가 없다. 탈속의 길을 가려는 사람이 세속의 길을 가는 사람이 같은 길로 갈 수가 없다.

 “군자의 친교는 담백하나 친분이 갈수록 심화하고 소인의 친교는 달콤하나 오래 못 간다.”-장자-
 군자의 친교가 담백하지만 갈수록 깊어지는 것은 인간의 도리와 정신에 충실하기 때문이며  소인의 친교가 달콤하지만 오래 갈수 없는 것은 덕이 빠진 물질과 변덕스러운 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군자의 사귐은 샘물과 같아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소인의 사귐은 술과 같아 취할 때는 좋지만 뒤탈이 생긴다. 전혀 적이 없는 사람은 선악에 대한 관념과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과 원칙이 없는 사람이다. 지켜야 할 가치의 원칙과 기준이 없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를 잃어버린 사람으로 다른 사람의 도구일 뿐이다. 좋은 사람에게도 적이 있는 이유는 진실을 지키기 위해 거짓을 배격하고 정의와 진리대로 살려하기 때문에 사악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진실을 속이고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불의한 사람과 충돌하면서 적이 생긴다.
 가장 좋은 친구는 책이며 책 중에서도 고전에 해당하는 책이다. 책속에는 각양각색의 성격이 다른 인물들의 주장이 있고 수많은 형태의 인생이 있다. 책이라는 친구는 내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물러나주고 불쑥 찾아오거나 무의미한 일로 시간을 축내지 않는다. 내가 어떤 문제로 고민에 빠질 때 해답을 주면서도 생색을 내거나 교만하지 않는다. 내가 지혜를 구하면 지혜를 주고 휴식을 구하면 휴식을 주며 쾌락을 구하면 쾌락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구하면 평화를 준다. 책은 가장 적은 돈으로 사귈 수 있는 최선의 친구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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