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미회담 성공을 기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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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미회담 성공을 기원 한다
  • 김효진 이장
  • 승인 2018.06.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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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풍산 두지마을 이장

역사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에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예정됐다. 많은 사람들은 전쟁촉발 위기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인지 어리둥절하면서도 감개무량함을 숨기지 않는다. 그야말로 한반도에 봄이 찾아온 것이다.

1. 사실 북미 간에는 중요한 합의가 여럿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이 그것이다. 북핵 위기로 표현되는 한반도의 긴장은 이 두 번의 합의를 깬 이북의 계속된 도발에 원인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한미정부와 보수언론이 짬짜미가 된 결과다. 사실은 경수로 제공과 중유 공급 등 합의의 선제조건조차 이행하지 않거나 합의 선언이 나자마자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통해 북측계좌를 제재하는 등 신뢰를 무너뜨리고 약속을 위반한 측은 미국이었다.
이번에도 앞선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종전협정(북미수교)과 핵 폐기의 빅딜은 어제 오늘의 화두가 아니기에 북미간의 신뢰를 이번 회담에서는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합의하고 이행하지 않는 전철을 계속 밟을 것인가.

2. 한국전쟁 이후 이북은 언제나 미국의 핵위협에 시달려야했다. 수천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위협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개발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미사일마저 완성하게 된다면 이북으로서는 미국을 협상테이블에 불러 앉힐 자신이 있다고 보았다. 남북전쟁이후 미국 본토에서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미국민으로서는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자국 영토에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2005년 클린턴 행정부 관료는 북한이 북미 협약 후 몇 년 안에 붕괴될 것을 예상하여 협약을 한 것이었다고 제네바 협약의 숨어있던 배경을 언론에 실토한 적이 있다. 이북은 작년 11월29일 새벽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그 이전과 이번 북미회담의 성사배경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3.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19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사상의 자유’라는 문구가 없다. 실로 이례적인 일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겪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뇌리 속에 사상이란 말은 금기어였다. 삶과 죽음의 차이가 말 한마디로 결판나던 시절에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이라는 말보다 더 무서운 말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이승만 정권은 학생들조차 학도호국단에 편입하여 긴장을 조성하고, 박정희 시절에는 국민교육헌장을 만들어 유신독재를 위한 정신적 세뇌를 강요하였다.
분단은 모든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압도하는 폭력으로 군림해 온 괴물이었다. 적어도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영화 ‘아일랜드’처럼 모든 정보가 차단된 채 동굴 속 일상을 살아가며 외부에 대한 상상력이 차단된 채 살아왔다. ‘우리네 아버지’는 막걸리 마시는 취중에 박정희 욕했다고 국가보안법의 옥쇄에서 고역을 치루고 ‘우리 형 누이들’은 전두환 독재의 강요로 붉은 사상범이 되어 몸과 마음이 누더기가 된 채 살아왔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은 한정된 이남의 영역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향연에 매몰되어 망국의 지도를 돌아보지 않는다. 대륙과 해양의 넓은 기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4.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중.일.러 주변 4강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삽시간의 변화에 각 국가들의 반응도 이해를 타산하며 다채롭게 나오고 있다. 지나간 역사 조선말기, 대한제국 시기의 열강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남북의 문제를 떠나 세계 패권을 고려해야하는 지정학적 숙명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분단으로 고착된 채 절뚝거리는 삶을  되물림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 된 겨레 역량을 기초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복원하며 인류평화에 이바지하는 공동체를 건설할 것인지, 우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심정으로 미래세대와 마주 앉아야 한다.
평화와 통일은 새벽처럼 온다. 하지만 그 기나긴 밤을 온 겨레가 함께 지새지 않은들 새벽은 그저 또 다른 시련의 아침을 예비할 뿐이다. 부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원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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