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어 상전시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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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어 상전시대 ‘유감’
  • 문진수 독자
  • 승인 2018.06.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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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수 (순창읍 장덕)

나랏말 오르면 국격 오르고 나랏말 내리면 국격도 내린다.
지극한 평범함을 영원한 진리 한마디에 담은 앞의 말씀은 오는 곳 가는 곳 마다 소중한 책 보따리 언제나 안고 다니셨기에 영광스러운 별호 ‘주보퉁이’ 가진 얼의 신 주시경 선생의 말씀으로 전해진다.
시대의 흐름에 문화 또는 역사의 흥망성쇠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아득한 바다 건너 서양에서 수입되어온 영어가 오는 곳, 가는 곳 어디 든 스스럼없는 일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 발전하면 상전벽해 변하듯 ‘영어공화국’ 세워질지 심히 우려스럽다.
상점 - 슈퍼, 여관 - 모텔 … 로 변함은 우리말을 대신하는 정도 넘어 아예 주인처럼 군림하고 있다. 크던 작던 음식점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커피는 셀프입니다” 이 간결(?)한 안내문에 상당한 모순점이 발견된다.
‘커피’의 경우 오랜 세월 친숙하므로 우리말로 굳어졌으므로 예외하고, ‘셀프’라는 영어를 처음 대하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할 사람이 적지 않겠다. 무슨 말인지 알고 싶으면 영한사전 열어보면 되겠지만 영문자(알파벳) 아니 보여 이마저 어려울 일이다. 외국인 배려하여 ‘셀프’라고 했는지 모를 일이나 한글을 배우지 못한 외국인이면 더욱 모를 일이다.
이처럼 우리말도 아니고 영어 구실도 못하는, 형체는 있으나 허공을 헤매는 유령 같은 언어가 유유자적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어느 중학교 복도에 가보면, 시야가 잘 보이는 지점에는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말 속담을 호사스러운 고딕체 영어문장으로 적어놓고, 그 밑 부분(하단)에 하인 상전 받드는 모습으로 한글 해석 적어 두었기에, 교무실을 찾아가 항의 아닌 항의(?) 하였더니 어느 교사 대답하기를 “학생  교육상 그리하였”단다. 학생 교육상 또는 영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면, 한글 먼저 표기하고 영어 사용하는 외국인 배려하여 밑 부분에 영어를 표기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조금 앞서 보이는 선진 외국에서 사용되고, 국제 공용어로 지정된 영어라는 이유로, 우리말 한글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부터 정규과목 배정하고, 중ㆍ고등학교에서는 국어 수업보다 영어 수업시간이 더 많으며, 대학에서는 영어모르면 수업 진행이 안 된단다.
이처럼 한길로 영어를 배우고 익힘이 국익에 도움 되고 자랑스러운 것인지, 반대로 외국인 너도 나도 우리말 한글 열심히 배우게 하는 갓이 국격을 오르게 하고 자랑스러운 일인지 아리송하다.
한겨레 교유의 정서, 정체성, 자존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가.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더욱 아끼고 보존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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