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66)/ 제5의 맛, 감칠맛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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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66)/ 제5의 맛, 감칠맛을 아시나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8.07.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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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이제는 ‘단맛, 짠맛, 쓴맛, 신맛’ + ‘감칠맛’

흔히 음식이 입에 당기는 듯이 맛깔스러울 때 ‘감칠맛이 난다’라고 한다.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하는 것처럼 감칠맛도 그저 그런 느낌일 뿐 실제 혀로 느껴지는 맛은 아니라고 해야 상식적으로 맞을 것이다. 학창시절 적어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본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이라고 배웠던 대다수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감칠맛의 비밀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현재 학생들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이렇게 다섯 가지를 기본 맛으로 배우고 있고 있다고 하니 더 이상은 그간의 상식을 고집할 수도 없게 돼버렸다.
과학적으로 감칠맛은 치즈, 고기 및 토마토 등에 많이 포함돼 있는 맛인데 음식 중에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파란불' 역할을 하는 맛 중 하나다. 미원으로 알려진 인공조미료(MSG)의 주성분이라는 이유로 유해 논란이 있었지만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논란은 끝이 났다.
문제는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 ‘단맛, 짠맛, 쓴맛, 신맛’처럼 감칠맛을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반인에게 이 맛의 실체는 불분명하다. ‘짠맛, 신맛, 단맛, 쓴맛’처럼 특정 사물, 즉 ‘소금, 식초, 설탕, 씀바귀’ 따위와 연결 지어 그 맛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칠맛을 미원맛, 인공조미료맛 따위와 연결 짓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감칠맛’은 ‘감치(다)+ㄹ+맛’의 구성인데, 이는 기본 맛을 나타내는 낱말의 구성인 ‘짜(다)+ㄴ+맛’과 다르다. 낱말의 구성으로 보면 ‘감칠맛’은 혀로 느끼는 맛의 감각이 아니라 맛을 느낀 후의 ‘이차적 반응’을 표현하는 낱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선 ‘감칠맛’을 ‘그 음식의 맛이 잊히지 않고 입에 계속 감돌다’, ‘음식의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로 나타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감칠맛을 ‘제5의 맛’이라거나 혀에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파란불' 역할을 하는 맛이라는 설명을 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사전의 풀이 내용은 ‘감칠맛’이 ‘맛있는 맛’에 대한 주관적 반응임을 말해준다. ‘감칠맛’이 특정한 맛이 아니라 모든 음식의 다양한 맛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니 ‘감칠맛’으로 쓰는 순간 그 맛의 개념이 불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쉬운 말이 반드시 명확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감칠맛 대신 제5의 맛을 ‘단백질맛’, ‘인공조미료맛’이라 하는 것은 어쩐지 더 옹색해 보인다. 
또 감칠맛에 이어 여섯 번째 기본 맛인 '지방맛(fat taste)'이 조만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감칠맛이 나도록 ‘지방맛’에 어울리는 단어가 등장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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