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읍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동네 뒷산, ‘금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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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읍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동네 뒷산, ‘금산’에 오르다
  • 서보연 기자
  • 승인 2018.07.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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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도 괜찮아”, “잠시 쉬어도 괜찮아”라고 금산 나무의자가 말하는 것 같다.

제주에는 한라산, 순창에는 금산
우르르 쾅 쾅, 장마를 동반한 천둥ㆍ우뢰가 멈추고 하늘이 모처럼 환한 모습을 드러냈다. 장맛비가 멈추고 난 후 진한 흙냄새와 풀냄새가 마음을 간질이고 발걸음을 떼게 한다.
동네 뒷산, 제주도에는 한라산이 있고, 남원에는 지리산이 있고, 순창에는 금산이 있다.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오르는 금산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기다리다 마침내 떠오른 빠∼알간 태양을 보며 느꼈던 그 뜨거운 마음과 새로운 희망. 소원을 빌고 내려와서 떡국을 한 그릇 먹고, 나이 한 살 먹고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의 산이다.

▲금산 초입로

비단(錦)ㆍ기러기(禽) 닮은 산
금산은 해발 432.9미터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순창읍의 기를 조성해서 진산, 추산이라고도 불린다. 금산은 풍수지리상 옥녀가 비단을 짜는 옥녀직금(玉女織錦) 모양을 닮아서 금산(錦山)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풍수지리의 대가인 홍성문이 지은 <회문산가>에는 순창읍에 기러기가 내려앉은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금산(禽山)으로 불렸다고도 한다. 금산은 한 시간 산책 삼아 매일 다니기에도 좋은 산이다.

쉬어가도 괜찮아
시작하는 곳은 순창여중ㆍ온리뷰아파트 앞 도로를 따라 굴다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실상사와 순평사가 있다. 그 뒤로 초록색 ‘금산 산책로’ 표지판을 볼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길을 오른다. 오른쪽으로 하얀색 개망초가 보인다. 일명 ‘달걀꽃이’라 부르는 꽃이다. 하얀색 꽃잎이 바깥을 두르고 가운데 샛노란 꽃잎이 자리해 계란프라이를 닮았기 때문이다. 한 곳에 모인 개망초가 바람 따라 가볍게 흔들린다. 재미있는 이름과 모양 때문에 보면 웃음이 나는 웃음꽃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한 십 분  지났는데 숨이 가빠 오고 종아리가 당기기 시작한다. 금산을 오르다 보면 나무 의자들이 중간 중간 자리하고 있다. 언제든 쉬어가라고, 자기 속도로 가라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나무와 함께 어우러진 의자 모습 자체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삼거리
숲속 친구들과 함께 먹는 도시락
15분 쯤 오르다 의자에 앉으니 읍내가 한 눈에 보인다. 금산을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김밥을 꺼낸다. 여행을 완성시켜주는 것은 도시락! 초등학교 때 엄마가 싸준 그 맛있는 김밥은 그 어디서도 살 수 없지만, 산 위에서, 길 위에서 먹는 김밥은 꿀맛이다. 앞에 서있는 도토리나무에 작은 검정새가 오르락내리락 하며 벌레를 잡아먹고, 자귀나무에 앉은 나비는 꿀을 빨고 있다. 분홍색 자귀나무 꽃은 ‘환희’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잎이 낮에는 피었다가 밤이 되면 서로 부둥켜 앉고 자기 때문에 ‘사랑나무’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결혼을 한 부부의 집 앞마당에는 자귀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부부가 의견이 충돌되면 자귀나무 가지를 꺾어다가 침대나 베개 속에 놓으면 사랑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난다고 한다.

▲팔각정

읍내 다 볼 수 있는 팔각정
김밥을 먹고 새 힘을 얻어 다시 산을 오른다. 나무계단이 잘 정돈되어 있어 오르고 내리기에 부담이 없다. 15분쯤 더 올라가니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오르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순창여중, 군청, 순창초, 경천, 순창고. 중앙초가 한 눈에 보인다. 저 멀리 내가 사는 집도 보인다. 올려다보니 하늘의 구름이 장관이다. 잿빛 먹구름 사이 푸른 하늘과 넘어가려는 태양 빛을 받은 노란 구름, 중간 중간 있는 새하얀 구름의 조화가 아름답다.
금산을 내려와 마신 커피우유에 적힌 ‘먹고 나면 기운이 좀 날거야’ 문구가 재미있다.
금산의 정기 때문인지, 커피우유 때문인지 기운이 플러스 10 상승한 것 같다.

▲팔각정에서 본 순창읍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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