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판 위의 숨 죽인 대결 ‘바둑ㆍ장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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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판 위의 숨 죽인 대결 ‘바둑ㆍ장기대회’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8.07.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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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강재호 씨, 장기 오근식 씨 우승

▲신중하게 바둑을 두는 참가자들.
“요것이 포(包)요? 나이가 묵은 게 잘 안 벼.”
주름 잡힌 손으로 장기와 바둑을 두는 참가자들과 손자뻘 어린 아이가 함께 한 시간. 제2회 순창군체육회장배 바둑ㆍ장기대회가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부터 노인회관 3층에서 열렸다. 체육회가 주최하고 바둑협회ㆍ장기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바둑과 장기에 관심 있는 주민 100여명이 참가했다.
조용한 대회장, 나무로 된 바둑ㆍ장기판에 바둑알과 장기알 놓는 ‘또깍’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경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승을 거둔 권강기(76ㆍ구림 금창) 씨는 “같이 모여 이렇게 게임을 하니 기분이 좋다. 하나의 오락으로 생각하고 재밌게 한다”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최고령 양태섭(97ㆍ적성 지내)씨가 장기를 두고 있다.

최고령 어르신 양태섭(97ㆍ적성 지내) 씨와 겨룬 강신호(81ㆍ순창읍 금덕) 씨는 “어르신이 여든 일곱이라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아흔 일곱이라고 한다. 제가 져야 되는데 양보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양태섭 어르신은 “아니다. 아주 재밌었다. 평소에 장기를 자주 두지는 않지만 장기에 대해 알고, 이번에 대회가 있다 해서 나왔다”며 “이기고 지고를 떠나 재미다. 승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 김시윤(중앙초 1년) 어린이와 이찬일(중앙초 5년)ㆍ성복(3년)ㆍ현서(1년) 삼남매.

어린 학생들의 도전도 눈길을 끌었다. 김시윤(중앙초 1년) 어린이와 이찬일(중앙초 5년)ㆍ성복(3년)ㆍ현서(1년) 삼남매도 어릴 때부터 배운 바둑 실력을 뽐내러 대회에 참가했다. 시윤이는 “7살 때부터 했어요. 재미없지만 그냥 해요.”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윤이 엄마 공영주(32ㆍ순창읍 남계) 씨는 “아이가 어릴 때 하고 싶어 해서 바둑학원을 다녔는데 싫증이 났는지 안 하고 싶다고 해서 학원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학원선생님이 이런 아이는 꼭 바둑을 계속 해야 한다고, 학원비도 안 받겠다고 하셔서 다시 하고 있다”고 웃으며 거들었다. 두 동생과 함께 온 이찬일 어린이는 “바둑을 두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아요. 성복이는 모르겠지만 현서는 제가 이기죠”라며 어른들 사이에서 신중하게 바둑을 두었다.
5시까지 이어진 대회 결과 바둑 우승은 강재호, 준우승은 최영수 씨가, 장기 우승은 오근식, 준우승은 구중환 씨가 차지했다. 각각 우승자는 15만원, 준우승자는 1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트로피는 우승자에게만 수여했다.
▲장기대회 참가자들. 

바둑 경기 진행을 맡았던 순창군바둑협회 사무장 김재춘 씨는 “작년 1회 대회 때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올해는 참가자도 많고 대회 내용도 성숙했다. 장기협회나 바둑협회 모두 회원 아닌 분도 함께 식사했다. 자체적으로 대회를 할 때보다 체육회에서 지원을 해주니 내년 대회가 더 기대되고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8월 8일에는 복흥에서 군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바둑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접수 문의는 순창군바둑협회 사무장 김재춘 010-3678-0194, 또는 복흥 유창용 0107228-8413 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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