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67)/ 잔치를 벌릴까? 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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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67)/ 잔치를 벌릴까? 벌일까?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8.07.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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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벌리다 → 간격을 크게 / 벌이다 → 일을 진행함

‘100세 시대’가 현실화 되면서 환갑잔치는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 대부분 환갑잔치를 대신한 가족끼리 식사나 여행으로 풍속도가 변한지 오래다. 흔히 돌이나 환갑을 맞아 ‘잔치를 벌리다’ 라고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잔치를 벌이다’ 로 고쳐 써야 맞다.
‘벌이다’와 ‘벌리다’는 서로 다른 말이다. ‘벌이다’는 물건들을 늘어놓거나 어떤 일을 시작하여 진행하는 것이고, ‘벌리다’는 물건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잔치를 연다는 의미는 ‘잔치를 벌이다’를 써야 맞다.
‘벌이다’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무리하게 빚을 얻어 사업을 벌이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나 “그 사람은 여기저기 일만 벌여놓고 뒷감당은 남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등 처럼 사용된다. 또한 ‘벌리다’는 “싹쓸이 2루타로 격차가 많이 벌려졌다”, “119구급대원들이 철골구조물의 틈을 벌려 위기에 처한 생명을 구조했다” 등 처럼 쓰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손을 벌리다’는 관용적으로 무엇을 달라고 요구하거나 구걸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비슷한 맥락의 ‘떠벌이다’와 ‘떠벌리다’도 틀리기 쉬운 표현이다.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를 뜻하는 ‘떠벌리다’는 ‘떠+벌리다’의 형태로 ‘필요 이상으로 입을 벌리다’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굉장한 규모로 차리다’를 뜻하는 ‘떠벌이다’ 역시 ‘벌이다’가 ‘잔치를 벌이다’에서처럼 ‘일을 계획해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는 의미이므로 ‘떠벌이다’는 큰 규모로 일을 펼쳐 놓는 것이라 생각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다스럽게 여기저기 떠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떠벌이’라고 해야 할까? ‘떠버리’라고 해야 할까?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를 뜻하는 말이 ‘떠벌리다’이므로 이때는 ‘떠버리’가 맞고 ‘떠벌이’는 잘못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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