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먹거리를 통한 지역순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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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먹거리를 통한 지역순환경제
  • 구준회 팀장
  • 승인 2018.07.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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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 팀장

2014년 2월 순창군내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부분이 (사)순창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원인 생산자들은 그 자리에서 친환경학교급식 사업을 직접 하기로 결의하고 출자 약정도 하였다. 당시는 군내 학교급식에 순창 농산물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군내 친환경 농가를 조직하고, 급식에 필요한 농산물을 수집, 공급할 주체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순창농협 하나로마트가 친환경농산물을 배송하는 역할은 하고 있었으나, 농협 하나로마트 구조상 농가를 조직하여, 군내 농산물을 수집, 공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대표 이선형, 친환경영농조합)이 중심이 되어 군내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들을 규합하고 출자금을 모아 중고 냉장탑차를 구입하고, 친환경농산물을 수집하여 하나로마트에 납품하기 시작하였다. 거리가 먼 복흥지역 학교에는 한 식품업체와 연계하여 친환경영농법인이 직접 배송하였다. 학교급식에는 필요한데 군내에서 재배되지 않고 있는 농산물은 인근 시군에서 조달해서 공급하였다.
2014년 여름, 평생 잊지 못할 일이 생각난다. 인계면 한 농가에 양배추 생산을 의뢰했는데, 처음 양배추 농사를 하는 농가나, 영농조합도 얼마만큼을 재배해야 급식에 쓸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약 400평 농지에서 양배추 6톤을 수확했다. 한여름 인력이 부족해 영농조합 대표와 임원이 3일 동안 수확하였다. 그 많은 양을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아 한 회원이 운영하는 영농법인 저온창고를 빌려 보관했는데 얼마못가 상하기 시작하였다. 군내 학교급식에 필요한 양배추는 2톤이 채 못돼 인근 고창군과 김제시에 팔기도 했지만 많이 남아 즙을 만들어 판매했었다.
4년이 지났다. 아직까지 행정과 학교, 생산자를 연결하고, 수요와 공급, 주문과 배송을 총괄하는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없다. 다행히 2017년도에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 주관으로 ‘친환경급식실무협의회’가 구성 되어 매월 1회, 생산자 대표, 수요자(영양교사 대표), 군청ㆍ교육청ㆍ농협하나로마트ㆍ친환경영농조합 담당자들이 만나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결정사항에 대한 구속력이 없어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
개혁해야 할 농정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중 하나가 중소농 보호와 농산물 가격보장이다. 문재인정부 100대 정책과제 중 '지역푸드플랜' 수립 정책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소량 다품종 생산에 알맞은 중소농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성공적인 ‘지역푸드플랜’ 수립과 실행의 시작은 친환경 학교급식을 비롯한 사회복지시설, 병의원, 어린이집, 마을경로당 등 공공급식의 실현에 있다고 본다. 이를 총괄할 ‘공공급식지원센터’의 설치가 시급하다.
다행히 황숙주 군수는 후보시절, ‘지역푸드플랜’수립과 ‘공공급식지원센터’설치에 대한 정책질의에 대해 “로컬푸드 발전방향이 공공급식이라고 생각한다. 공공급식을 위해서는 우리 고장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고, 농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푸드플랜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생산자 단체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업체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과 시간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소비자(학교, 병ㆍ의원,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마을 경로당, 기업체, 대형 식당 등)는 신선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단체(기관)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에 필요한 시설 및 장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어, 순창군이 ‘지역푸드플랜’ 선도 지자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때까지 친환경영농조합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 학생 수 3000명이 안 되는 ‘시장’ 구조상 사업체로서 경영에 어려움이 크다. 다행인 것은 공공성과 사회서비스 기여 측면을 인정받아 예비 사회적기업 단계이고, 본 사회적기업 인증 심사를 통과하여 인건비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보조 받는 만큼 서류 작성 등 업무가 뒤따라 직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조속히 ‘공공급식지원센터’가 문을 열어,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생산 기반이 구축되고, 농산물이 지역에서 충분히 소비되어 지역순환경제가 실현되는 날을 ‘꿈’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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