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 모르는 꿈의 직업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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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 모르는 꿈의 직업 ‘공무원’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08.1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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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연수보고서 일부 내용을 확인하면서 화보다는 웃음이 나왔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나온 웃음이다.
여행지(나라), 일정, 숙박시설 등을 어떻게 정하는 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외여행에는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백에서 수천만원 비용이 든다. 대다수 주민들은 막대한 비용 탓에 해외여행을 가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비용을 마련해도 직장이나 농사일을 내팽개치고 해외여행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내 돈을 들이지 않고, 근무하는 것으로 인정받는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이런 행운이 어디있고, 그런 직업이 어디 있을까. 서민들에게는 꿈 같은 얘기지만 그 꿈 같은 직업이 우리 아주 가까이에 있다.
‘그들’은 “군정 발전에 접목할 목적”으로, 국민들이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뻘뻘 흘려가며 벌어서 내는 혈세, 말 그대로 “피 같은 돈”으로 세계 각국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녔다. 그렇게 다녀와서 ‘그들’이 제출하는 것은 달랑 보고서 몇 장이다. 그마저도 다른 사람의 보고서를 베끼거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책 내용을 마치 자신들이 취재하고 느낀 것처럼 베껴서 제출했다.
‘군정에 접목할 사업을 발굴’할 목적은 얼마나 달성했을지 궁금했지만 찾아보면 더 실망할 것 같아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도 들지 않았다. 접목됐다 하더라도 그 사업이 성공인지 실패인지까지 따지면, 결국 세금으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 없는 내가 ‘그들’로부터 ‘나쁜놈’이 될 것 같아 더 따지고 들기도 어렵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밭으로 들로 나가 그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얻은 넉넉하지 않은 수입. 그마저도 자신에게 쓰기 아까워 곱게 모아서 자식ㆍ손자에게 베푸는 어머니, 아버지인 지역 주민들, 그런 이유로 비행기는 구경조차 못해본 이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실. 내 돈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비행기 실물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많은 이들이 낸 세금으로) 10일 안팎, 해외에서 호사를 누리는 현실 아닌 것 같은 현실.
상반된 엄청난 괴리감에 당혹스럽지만, 저들 공무원은 그런 호사를 누리며 단 한 번이라도 주민들에게 미안해하거나 면목 없다는 감정을 가졌을까. 오히려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주민들 사이에 ‘잘못됐다’, ‘고쳐야한다’는 지적보다, ‘그럴 줄 알았다’면서 지레 포기하는 반응이 더 많지는 않을지….
주민들의 반응이 무뎌지면 그들은 연수가 외유 아닌 그들이 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공무가 되도록 개선방향을 찾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 걸리게 보고서를 쓸까’ 먼저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들의 해외여행 비용을 대신 내야 한다.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두’인지 ‘일부’인지, 아니면 ‘대다수’ 인지는 주민들보다 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모두냐 일부냐 보다 많은 주민들이 ‘다 똑같다’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도 그들이다.
많은 주민들은 “부끄럼 없이 외유를 누리고, 문제가 생겨도 크게 책임지지 않는 ‘꿈의 직업’”을 가진 그들을 마냥 부러워하거나 존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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