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누리집에 ‘학교폭력은 피해학생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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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지원청 누리집에 ‘학교폭력은 피해학생 책임(?)’
  • 서보연 기자
  • 승인 2018.08.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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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유형’에 ‘집단 괴롭힘 당하기 쉬운 학생’ 나열

▲순창교육지원청 누리집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화면 갈무리.

학교 폭력 원인을 ‘피해자’ 행동에서 찾는 교육지원청
피해학생 성격 등이 따돌림(왕따) 대상인 것처럼 기술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내용이 폭력으로 느껴져 당혹

교육지원청 누리집에는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창이 있다.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 창은) 전국 초ㆍ중등 학교폭력 예방근절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자료실에는 학교폭력 관련 자료 66건이 게시돼 있다. 자료실 위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대제목과 소제목이 같다) 창에는 학교폭력예방운영계획, 극복사례, 집단따돌림예방,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기타생활지도 등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사업에 대한 간단한 한줄 설명이 적혀있다.
문제는 기타생활지도 아래 적힌 ‘따돌림 유형’에 대한 내용이다. 따돌림 유형은 보통 집단 따돌림, 뒤에서 수근거림, 소셜 사회망서비스 따돌림, 금품수수 등 종류가 기술돼야 한다. 그런데 누리집에는 ‘따돌림 유형’이 아니라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 되기 쉬운 행동 특성’을 설명했다. 기록된 내용은 “△거짓말을 잘하며 말과 행동이 틀린(다른) 학생 △내성적이며 자기주장을 잘 하지 못하는 학생 △친구들이 놀리거나 괴롭혀도 가만히 있는 학생 △신체 외모나 목소리가 특이한 학생, 잘 씻지 않거나 복장이 지저분한 학생 △옷차림ㆍ유행어ㆍ연예인 동경 등과 같은 또래 집단의 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 △잘난 척하고 이기적이며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는 학생 △친구들이 놀릴 때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과민반응을 보이는 학생 △농담과 진담을 구별하지 못하는 학생”이다.
이 내용 아래로 ‘가해자가 1인인 경우’, ‘피해학생이 알려온 경우’, ‘일반적인 경우’ 에 대한 내용이 개략적으로 기술돼 있고 그 아래 ‘따돌림 증상’이 한 번 더 등장한다.
그 내용은 “△복장이 단정하지 못한 경우 △이기적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학생 △거짓말을 하고 남의 욕을 하는 학생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학생 △동작이 느린 학생 △의사표시가 확실하지 않은 학생 △공부를 잘하거나 얼굴이 예쁜 학생”이다. 위 9가지와 7가지, 총 16가지 피해자 특성 대한 설명은 학교 폭력 발생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느끼게 한다.
가치관이 생성되는 청소년에게 매우 위험한 내용이다. 가해와 방관에 대한 면죄부다. “걔가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어”, “쟤, 왕따라며. 저러니까 왕따가 되지”, “아 나도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조심해야 겠다” 등과 같은 생각과 말(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한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의 이기심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가해 학생에게 ‘잘못과 바른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 학교와 가정, 사회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학교 폭력 원인을 ‘피해자’ 행동에서 찾는 교육지원청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내용이 폭력으로 느껴지는 학생들은 없을까?
학교폭력 문제는 전국적으로 심각하다.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2년 동안 전북 학교폭력 현황을 보면 가해학생은 전체 학생 24만 6814명중 1%인 2375명이다. 자료에 의하면 최근 2년 동안 초등학교는 91건에서 107건으로 증가했고, 중학교는 317건에서 282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순창은 2015년 초등학교 3건 고등학교 3건, 2016년 초등학교 2건 고등학교 3건, 2017년 초등학교 1건 중학교 3건 고등학교 3건이다. 과연 이 통계수치는 실제수치와 같을까?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는 교육지원청 누리집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에 있는 내용에 대해 “너무 오래 전에 기록된 내용이다. 누가 작성했는지 나와 있지 않다. 이번 주 안으로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달라질 누리집 내용 그리고 교육지원청의 바른 교육정책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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