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69)/ ‘육계장’ 말고 ‘육개장’ 한 뚝배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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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69)/ ‘육계장’ 말고 ‘육개장’ 한 뚝배기 어때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8.08.2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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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육개장’은 ‘개장(개장국)’에서 비롯된 음식

“가정집 앞을 서성이다 주인의 시선을 피해 집에서 기르던 개를 훔칩니다. 상점 밖에 묶여 있는 개도 서슴지 않고 데려갑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마을에서만 7마리의 강아지가 사라졌는데요, 소식에 따르면 5마리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2마리는 건강원에 팔려 도살되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뉴스가 뜸해졌다. 복날이면 개고기라는 인식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 때문이다. 이제는 아예 개고기 식용금지법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운 여름철이면 삼복더위에 지친 몸을 보하기 위해 각종 보양식을 찾게 된다. 그중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이제 삼계탕이 자리를 잡았다. 또 여름철 이열치열로 많이 찾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육개장’이다. 뜨거운 국물로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이 실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음식점에 가보면 ‘육계장’이라 적혀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육계장’은 ‘육개장’이 바른 표현이다. 원래 ‘육개장’이 ‘개장(개장국)’에서 비롯된 음식이기 때문이다.
‘개장’은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끓인 국을 일컫는데, 개고기가 맞지 않는 사람을 위해 쇠고기로 개장과 비슷하게 끓인 국을 ‘육개장’이라 불렀다. ‘개장’에 쇠고기를 의미하는 ‘육(肉)’자를 붙여 만든 단어가 ‘육개장’인 것이다.
‘육계장’이라고 잘못 쓰는 이유는 ‘육개장’을 끓일 때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기도 해 닭을 의미하는 ‘계(鷄)’자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럼 ‘개장’의 요리 방식으로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어 끓이는 경우엔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이때도 ‘개장’이란 어원을 살려 ‘육개장’처럼 ‘∼개장’이란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닭개장’ 또는 ‘계(鷄)개장’처럼 쓰면 된다. 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닭개장’의 경우 실제 많이 쓰이는 말이다. ‘닭’일 경우 닭개장, ‘소’일 경우 육개장, ‘개’일 경우 개장이다.
참고로 간장 게장이나 양념 게장을 간장 개장이나 양념 개장으로 잘못 쓰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입맛 돋우러 이번 회식 때는 양념 개장 먹으러 가자”고 했다면 전혀 다른 음식을 먹으러 가자는 말이 돼버린다. 맞춤법의 실수를 떠나 ‘개장’이 워낙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음식이니 만큼 자칫 괜한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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