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치열한 ‘프로불편러’
상태바
섬세하고 치열한 ‘프로불편러’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8.30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불편러’는 ‘전문가(Pro) + 불편 + 사람(er)’이 결합된 신조어다. 사이버 공간에서 '불편하다'는 말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동조를 이끌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표현이 “이거 나만 불편한가요?”다. 형식적으로는 상대방에게 묻는 것 같지만, “이거 문제 있으니 함께 비판해줘”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네이버 국어사전)

‘프로불편러’는 “매사에 진지하고 예민하고 까칠하게 대처하는 사람들을 지칭하거나 비꼬는 신조어다. 불공정ㆍ불평등 문제를 예민하게 지각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낙인이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간단하게 돌려버리는 단어이기도 하다. 비슷한 표현에 ‘선비충’, ‘진지충’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상식처럼 통용되는 어떤 표현이나 담론, 관습에 대해 누군가 불편함을 느낄 때, 그 불편함에 대해서 성의 있게 논의하지 않으면 그것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따져볼 기회조차 없다. 세상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불편러’들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천만 시민이 촛불을 들고 적폐청산을 외쳐, 일정한 성과를 이룩했지만 일상의 모든 불편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불편이 쌓이고 그 불편 해소를 위해 또 촛불을 드는 수고를 반복하고 있다. 세상에 무시해도 되는 불편은 없기 때문이다.

불편하고 부당한 것들을 쉴 새 없이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사람, 제대로 부수고 제대로 치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자고 독려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장애물을 걷어내고 막힌 곳을 뚫어, 보다 넓고 우리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만인의 통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일상에서 모르고 지나쳤던 불편, 알면서도 참아온 불편, 소소해서 무시해온 불편, 무서워서 애써 참아온 거대한 불편 등을 사회문제로 드러내는 사람이 필요하다. 몇몇 사람의 목소리가 공식적인 문제가 되고 어긋난 질서를 바로잡고 사회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들의 문제 제기는 직장에서 ‘외모 지적ㆍ나이 차별ㆍ여성 혐오’ 안하기부터 ‘소수자 배척ㆍ인권 존중’ 같은 정치적 구호로 이어졌다.

“꼭 여성혐오의 문제만이 아니라 여전히 전근대적인 정치의식이 지배력을 발휘하고 반지성적 선동이 소위 정치적 진보 진영 안에서도 등장”하는 사회에서 순응하고 참으며 ‘착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당당하게 불합리와 부당함에 무릎 꿇지 않는 ‘프로불편러’가 되겠다고 선언하자. “문제의식이란 예민함의 다른 말이며 이것을 논리와 실증, 정돈된 언어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 ‘기자’의 본분이자 사회적 분업에 해당한다.”(위근우 작<프로불편러의 일기>)

‘프로불편러’는 단순하게 기분이 나쁘다는 문제를 논리적 정당성을 찾는 과정으로 끌어들인다. 주변부의 민감성을 중심부로 가져가고, 제기된 주장에 대해 반박이 나오면 논의가 시작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를 기대하며 불편함을 꺼내 놓는 사람이 ‘프로불편러’다. 모두가 ‘프로불편러’가 될 필요는 없지만, 불편함을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불편함을 논의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더욱 나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까칠한 질문을 던지는 ‘프로불편러’들의 더 가열찬 활약을 희망한다.
청년 여성들이 일상 불의에 분노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활발히 논의하고 공론화해주기를 희망한다. 지역의 청년 여성들이 보다 더 지역 자치에 관심 갖고, 지역 정치인들의 활동을 눈여겨보며 주민을 위한 자치에 더욱 힘쓰도록 줄기차게 제안하기를 희망한다. 어르신들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이 행정 불편을 참지 말고, 선거 때 공약한대로 주민자치를 바르게 실현하도록 요구하는 ‘프로불편러’가 되시기 희망한다. <열린순창>은 기자 본분을 지키며 언론 사명을 구현하는 ‘프로불편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