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주민 돈이다
상태바
예산은 주민 돈이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09.13 1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든지 전통사찰의 존엄 및 수행 환경을 존중하고 이를 훼손하거나 방해하지 말아야 하며, 각종 공사나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는 전통사찰의 역사적ㆍ문화적 가치 등을 훼손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 조문이다.
군은 올해 제2차 추경예산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 중 ‘대모암 요사채 증축지원사업’에 군비 6억원을 세우고 그 지원근거로 위 조항을 제시했다. 과문해서… 몇 번을 읽어보아도 세금 6억원을 들여 대모암에 ‘요사체’를 지어주어야 하는 지원근거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요사채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절에 있는 집채”(시공 불교사전)란다. 요사(寮舍)는 “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승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두산백과사전)이니, “승려들이 식사를 마련하는 부엌과 식당, 잠자고 쉬는 공간, 기도하러 온 신도들이 잠깐 쉬고 음식을 먹을 수도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창고ㆍ우물ㆍ장독ㆍ세탁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한데 모여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설명이다.

순창군은 몇 해 전부터 대모암 치장(?)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대모암 등산로를 개설하고, 군청 공무원이 나서 등산로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군은 지난해, 홀어머니산성 복원ㆍ정비사업에 2022년까지 총사업비 100억원(국비 45억, 도비 22억, 군비 33억)을 들인다고 알렸다. 군은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3억원을 들여 ‘홀어머니산성 주변 관광벨트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발굴조사 용역’을 했는데 그 결과가 알려지지는 않았다.

흔히 세금을 ‘혈세’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현실은 “‘혈세’ 보다는 ‘먼지’”로 느껴진다. 지방자치 시행은 20년 넘었는데 세금이 주민들을 위해 쓰이기보다, 낭비를 넘어 황당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단체장이 공약으로 내건 대규모 토목사업이 해당 자치단체의 짐이 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고, 단체장 치적용 아닌 정책에서도 부실은 발생한다. 국가적인 예산 낭비야 거론해도 별무지만, 주민으로서 지역 예산낭비에 무관할 수 없다.

예산낭비를 지적해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예산은 세금을 잘 걷고 적절하게 배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예산 낭비를 없애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불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거나 예산집행 과정에서 비효율적 지출을 하는 것, 선심성 정치공약으로 불요불급한 사업을 시행하거나 경제성ㆍ효율성ㆍ효과성 등을 도외시하고 사업을 세우고 지원하는 것이 전형적인 예산낭비다. 이미 밝혀진 사례가 즐비하다 무시하기보다 거울 삼아야한다.

우리 지역 팔덕 찬물내기 축산진흥센터가 경남 하동명품센터 사례와 흡사해지지 않게 해야 예산낭비를 막는다. 법규나 제도 탓 하지 말고 면피하려고 궁리하면 안 된다. 지자체 예산낭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래된 고질이자 나쁜 습관이다. 언론에 쉼 없이 보도되는 ‘단체장 치적 쌓기, 특정업자 특혜 주기’ 이런 무리한 사업에 세금을 쏟아 붓는 일을 멈춰야 한다. 그 덤터기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다.

예산 낭비 원인을 규명해보면 크게 ‘정치ㆍ정책과정, 공무원 자질, 제도적 결함’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잦은 정책변경ㆍ중복투자ㆍ선심성 정치적 결정 등에 공무원의 능력부족ㆍ직무유기ㆍ비리유착 등이 연결된다. 이런 예산낭비요인은 동시 유발성이 강하다. 대개의 예산낭비 귀책사유가 단체장과 공무원에 있는 이유다.

예산낭비는 납세자인 시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예산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의 주인은 납세자’라는 납세자 권리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각급 의원은 납세자의 대리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세금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도록 주인을 대리하는 의원들이 감시의 눈을 번득여야 한다. 예산편성의 필요ㆍ효율ㆍ성과 등을 공익 보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찬물내기도 대모암 요사체도 주민 세금(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