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17)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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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시한줄(17) 서시
  • 조경훈 시인
  • 승인 2018.09.13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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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그림 :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는 인간의 생명이 가장 값싸게 거래 되었던 암흑의 일제강점기였다.
자유, 평등, 박애정신이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을 때고, 모든 사상과 철학은 오직 복종만 강요받던 때였다. 그렇게 강요하고 억압했지만 시인 윤동주는 짧은 생애지만 수많은 명시를 남긴 자유인이었다. 모든 문명과 과학과 시공을 초월한 시로 할 말을 다했기 때문이다.
‘서시’는 그가 쓴 모든 시를 대표해 내놓은 머리말이다.
그는 서시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라고 썼다.
이 말은 도덕적 차원에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람이 별에 스치운다’는 말에 이르면 그때 식민지 상황에서 오는 흔들릴 수 있는 마음을 단호히 거부하는 다짐의 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의 삶을 예견하고 다짐이라도 하듯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했다.
이 말에 이르면 그의 모든 “삶”의 전체는 목숨과 사랑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이 천의무봉의 젊은 청년을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명으로 규슈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하여 옥사시켰다.
그러나 그는 그 절망의 시대를 살면서도 슬퍼한 일도 없고, 아무 걱정도 없이 밤하늘의 별을 헤는 마음으로 우리민족의 정서로 투명하게 써서 시로 남겼다.
우리 인간이 원하는 최소공약수, 빼앗긴 시대에서 시를 써서 그가 좋아하는 별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해맑은 영혼이 빚은 그의 시는 생전에는 보지도 못하고 해방 후 1948년에야 발간되어 세상에 나왔다.

※ 윤동주(1917-1945) 시인ㆍ독립운동가, 북간도 명동촌 출생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 첫 유고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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