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71)/ “추석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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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71)/ “추석 잘 보내십시오”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8.09.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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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X)
한가위 보내세요(O)

추석이 코앞이다. 때맞춰 개인적으로 보험사를 포함해 몇 곳으로부터 한가위 인사가 이미 도착했다. “고향 가시는 길 안전운행 하시고,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풍요롭고 넉넉한 한가위가 되시길 바랍니다” 뜻도 성의도 좋지만 표현이 잘못돼 아쉽다. 
“전남 농산물과 함께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장수몰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작은 선물이지만 지역 이웃 실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음까지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시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잘못된 어법으로 명절관련 행사들을 알리고 있는 여러 신문지면들의 일부다.
모두 “~한가위 되세요”, “~한가위가 되시길 바랍니다” 대신에 각각 “~한가위 보내세요”,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로 고쳐야 맞다.
우리말에서 ‘되다’는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다’ 또는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곧이곧대로는 사람이 아닌 명절이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획득할 수 있거나,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신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높여야 하는 대상이 사람이 아닌 사물이 되어버린다. 주객이 전도돼 그 뜻이 모호해진다. 평소 우리의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시간 되셨길”,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등 잘못된 표현에 익숙해진 결과다.
또 이런 그릇된 표현에 무감각해지다보니 “부장님, 오늘 넥타이가 멋지십니다”,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어요”, “방금 예약완료 확인되셨고요, 객실은 00호 이시고 입실 가능시간은 오후2시 이후이십니다”처럼 설상가상, 불쾌감에 피로함을 더하는 사물존칭으로까지 이어진다. 엄밀히 따지자면 “~한가위 되세요”와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어요” 등의 예문들이 크게 차이가 나보이지도 않는다.
참고로 격식을 차려야할 자리나 상대방에게는 “추석 잘 보내세요” 보다는 “추석 잘 보내십시오” 나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처럼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 “추석 잘 보내세요”를 써도 높임의 뜻이 되지만, 보조사 ‘요’는 격식을 갖추어야 할 자리나 상대에게는 잘 쓰지 않는다. 그래서 격식을 갖추어 표현할 때는 일반적으로 “추석 잘 보내십시오” 혹은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등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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