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 무조건 춤 출란다. 풍산서 놀러왔다”

유등면 어르신 출동에 비도 물러가고 유출산에 하얀 구름이 내려앉았다.
지난 14일(금) 오전, 섬진강 군민체육공원에서 유등면 어르신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8월 28일에 개최할 예정이었다가 기상이변과 폭우로 이날로 미뤘는데 얄궂게 또 비 소식이다. 다행히 아침에 내리던 비는 조금씩 잦아들어 행사를 시작하자 뚝 그쳤다.
황숙주 군수, 김봉호 노인회장 등 여러 기관ㆍ단체에서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내빈소개에 이어 면내 각 마을 노인회장을 소개했다. 김용표ㆍ박삼차(창신), 허금례(정동), 김산원ㆍ김연이(건곡), 최희선ㆍ김계순(학촌), 김대곤(금판), 임영규ㆍ심영자(외이), 최일천ㆍ최옥희(내이), 박태철ㆍ한영옥(오교), 임의호ㆍ이향자(유촌), 서금종ㆍ채봉순(유천), 채윤석(책암), 한동용ㆍ정금례(무수), 이찰교(화탄), 이경주(월탄) 회장은 무대에서 인사하며 박수를 받았다.

이정주 유등 부면장 사회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임낙군 회장은 “유등면 어르신 한마당대회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니 기쁘고 반갑다. 오늘 잔치는 무대에 앉아계신 할머니 회장님, 할아버지 회장님께서 ‘금년에 우리 어르신 단합대회를 한 번 가져보자’고 해서 이루어졌다. 저는 심부름을 했을 뿐이다”면서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 유등에는 아직 노인복지회관이 없는데 군에서 부지확보해서 지금 인허가 중에 있다. 10월중에는 착공되리라 본다. 애써주신 군수님께 감사하다. 오늘 개성에서 남북연락사무소를 개소하는 뜻깊은 날이다. 이런 날에 함께 어르신 한마당을 하니 더욱 좋다. 우리 어르신들 통일되는 날까지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기념식을 마치고 난타공연이 시작됐다. 최봉덕 주민자치위원장과 서종욱 회장이 갈고 닦아 준비한 공연이다. 유등면 난타는 작년 전북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전국 곳곳에 초청돼 공연하고 있다. 빨간 옷을 입고 푸른 북을 치는 난타 공연에 할머니 할아버지 어깨도 들썩들썩. 무대 앞으로 나와 춤판이 벌어졌다. 이어 임낙군 회장이 함께한 스포츠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수준 높은 룸바와 자이브 공연으로 섬진강체육공원 분위기가 더욱 즐거워졌다. 그 분위기를 고뱅이농악단(단장 배남식)이 이어받았다. 흥겨운 농악 소리에 어르신들 어깨와 팔다리가 다시 들썩들썩. 신정이 부의장도 농악단과 춤을 추며 함께 흥을 나눴다.
한바탕 춤바람이 지나가고 적십자봉사회(회장 김연이)와 새마을부녀회(회장 한봉예)가 준비한 맛있는 점심시간이 시작됐다. 며칠 전부터 재료를 구입하고 다듬어 요리한 귀한 음식이다. 얼큰한 추어탕과 배추김치, 보쌈 그리고 지인과의 수다로 웃음꽃 가득한 점심시간이 펼쳐졌다.
맛있는 점심식사로 배도 부르고, 나른해진 오후. 행운권 추첨으로 경품이 제공되고 선물을 받고 기분 좋은 어르신은 춤이 절로 나온다.
이어 노래자랑 시간이다. 검은 줄무늬 티셔츠와 멜빵바지를 입은 노래교실 할머니 학생은 손에 빨강 초록 응원 도구를 들고 한 달간 배운 노래를 열심히 불러 박수를 받았다. 이어 <새타령>, <성은 김이요 이름은 디에스>, <내 나이가 어때서>,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등 할머니, 할아버지 노래가 유출산을 넘어간다.
맨 뒷자리에서 친구와 함께 앉아있던 김용호(오교) 할머니는 “행사에 오니까 좋죠~여기서 나고 자랐는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와요”라고 말했다.
박성식(풍산 용내) 할아버지는 하얀색 모자와 한복으로 멋을 내고 참석했다. 소감을 물으니 “말로 표현 못하지라. 하하하 가서 춤을 출까요? 이따가 시간만 나면 무조건 춤을 춰불랑게. 한 번 보시오. 여기가 너무 좋아서 풍산에서 놀러왔소”라면서 연신 웃으며 즐거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