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학교…상식 통하는 열린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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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학교…상식 통하는 열린 공동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8.10.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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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지역에서 내 기준으로, 유일한 시민단체인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 ‘지방자치학교’ 개강을 계획하고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반가운 일이다. 늦게 철들면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 갈수록 움츠러드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지역 인구는 날로 줄고 남은 주민들도 자꾸만 늙어가는 모습에 걱정이 많다. 더구나 점점 닫힌 공동체로 굳어가는 지역 실정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말라 비틀린 땅에 단비를 준다니 기쁘다.

주민 손으로 군의원 28년, 군수 24년을 뽑았다. 주민 자치력은 그 자리인데 행정력 확대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주민 나이만큼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지역, 여기 저기 고인 물에서 피어오르는 부패한 냄새. 오랜 세월 공고하게 짜인 토착세력들은 ‘지역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불법과 탈법을 강행하고 상당수 지방 정치인들은 이를 묵인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온갖 비리는 그들의 방관으로 소리 없이 묻혀왔다.

4년마다 열리는 선거에서 엇비슷한 인물로 교체되지만, 앞서 저지른 비리를 고발하는 이들은 보기 어렵다. 따라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행여 바른 소리로 나무라는 용기가 보이면 철저하게 배제하려는 담합이 거세다. 한 다리 건너 친척, 애쓰지 않아도 연결되는 동창ㆍ동문에 둘러싸인 좁은 지역에서 짬짜미는 일상이고 비리를 내려치는 방망이는 용기다. 짬짜미ㆍ따돌림 만연한 지역에 희망은 없다.

돌이켜보면 지방권력이 관제 데모, 관제 기자회견 등을 동원해 반대 주민들을 무참하게 공격한 일도 있었고, 군정을 비판ㆍ비난하는 단체나 주민에게 사회ㆍ경제적 불이익을 무기로 서슴없이 겁박하기도 했다. 권위적 중앙정부의 못된 행위를 고스란히 따라하는, 아니 더하는 지방정부를 보며 주민들은 한탄한다. “지방정부가 더 고약하고, 민주주의 질서가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는 지방자치와 분권은 허울만 남았다고.”
이런 지역 폐해를 국가 권력이나 거대 정당이 모를 리 없지만, 오직 선거 승리에만 몰입할 뿐 지역 혁신에는 관심이 없다. 선거 때만 혁신ㆍ주권재민 강조하다 끝나면 뒷전이다. 그런 행태를 마냥 지켜 볼 일은 아니다. ‘모난 돌이 정 맞’을 수도 있지만 옳지 않은 일에 대한 ‘뒷담화’는 해결방법이 아니다. 주민 스스로 행정을 감시하고 분연히 일어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 “알아야 면장(免墻)‘이라 했다.

참여민주주의 확대에 걸맞게 주민 의식과 인식을 높이는 일에 시민단체(교육희망네트워크)가 나섰다. 주민 수준에 따라 군수ㆍ의원이 뽑히고 집행부와 의회가 구성된다. 지역의제 발굴ㆍ실현도 주민 성숙도에 달려있다. 주체 될 주민을 발굴하고 혁신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소수 큰 목소리만 강조되는 지역보다 다수 작은 목소리도 존중하는 지역이 되어야 한다. 깨어있는 주민이 자치공동체를 활성화시킨다.

주민을 대변해야 할 정치인들이 민의수렴보다 ‘선거행상’에 몰입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당선위해 ‘충성맹세’하는 정치인을 골라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의 삶을 지키는 정책과 제도를 챙기는 정치인을 찾아야 한다. 정치인을 통제하는 역할은 유권자인 주민의 몫이다. 지방소멸위기, 4차산업혁명, 참여민주주의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주민들의 소박한 바람은 ‘상식이 통하는 터전을 만들고, 차별받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 삶을 위해 공부하려는 주민들이 참 고맙다. 자치는 무엇인가. 정치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어떠한가. 예산ㆍ조례ㆍ행정정보공개ㆍ주민참여예산ㆍ의정활동ㆍ주민역할 등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며, 다른 목소리도 존중받는 열린 공동체를 향해 힘차게 행진하고, 기꺼이 모난 돌이 되겠다는 용기로 단단히 뿌리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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