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지사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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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지사회의 비밀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8.10.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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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살려주세요!” 폭우 속에 무료하여 본 영화 <목격자>의 마지막 장면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아파트 한 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여자의 처절한 비명소리에 상훈(이성민 역)은 베란다에 나가 잔인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 순간 112를 누르지만 자신의 집 층수를 세고 있는 범인과 눈이 마주친다. 경찰이 목격자를 찾지만 한명도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집값 떨어지는 것만 걱정이다. 결국 목격자는 범인을 다 밝히고 영화적 메시지를 던져 주었지만 마지막 장면은 큰 울림을 준다. 내 일이 아니면 절대 무관심한 현대인의 집단 이기주의!
지난 주 내내 세간을 뜨겁게 달군 송도불법주차사건! 같은 맥락에서 이웃이 사라진 아파트의 비극이리라!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들의 편의는 전혀 돌보지 않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차주를 몰라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이는 사람들. 잘못이야 차주에게 있지만 이웃 중 한 명이라도 그 차주에게 찾아가 살가운 말 한 마디 건넸다면 사건이 이렇게 커지고, 급기야 그 차주가 아파트를 떠나게 되었을까 싶다. 결국 이번 사건은 이웃 없이 사는 이 시대의 문제이고, 그와 같은 현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우리 모두의 화두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많은 저항을 받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고용을 늘리고 소득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려는 방향성은 공정사회 구축이라는 시대정신과 부합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가게에 정당한 몫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핵심 정책 수단으로 삼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이 ‘고용참사, 소득 양극화 심화, 투자 부진‘이라는 3대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에 문외한이나 갑의 고통 분담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내 앞의 이익과 손해를 분명히 챙기는 이기주의도 큰 장애요인이리라!
행복한 복지사회의 비밀을 연구하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세계 1위 복지국가 덴마크 사례를 통하여 자유와 안정, 평등 그리고 이웃과의 연대를 말한다. 덴마크는 훌륭한 복지제도가 있기 때문에 행복해졌을까? 복지는 곧 많은 세금을 동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행복사회로의 걸음을 주저하는 한국사회. 하지만 행복사회의 비밀은 복지제도 뿐만이 아니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남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으며 이웃끼리 연대하는 문화를 널리, 깊게 공유하고 있다. 참여와 연대!
“덴마크에서는 높은 세금으로 두꺼운 중산층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을 중산층이라고 봐야 하죠. 물론 빈부격차가 없을 수 없지만, 가난한 덴마크인도 부자 덴마크인만큼 행복합니다. 이것이 미국과 다른 점이죠. 미국에서는 가난하면 엄청나게 불행해지잖아요. 덴마크인들은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사회복지가 잘돼 있어서 길거리에 나앉을 일이 없는 거죠. 그래서 부자들도 자기 수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학 등록금이 무료고 병원비가 무료입니다. 덴마크인들은 길거리에 내쫓기는 신세가 되는 일이 없어요. 직장을 잃어도 정부가 2년간 실업보조금을 주고, 직업 훈련을 시켜서 다른 회사에 취직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러니 생활하는데 큰 걱정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세계 1위이지 않겠습니까?”(오연호)
독일에 있는 작은아들은 작년에 아이를 낳아서 휴직하는 1년 내내 육아수당이 상당한 수준으로 나와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최근에 전문직으로 옮기기 위해 직업훈련을 받는데 주중 3일은 근무하고 이틀은 회사에서 주는 돈으로 교육을 받는다니 참으로 복지 선진국이다.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OECD 회원국이 된 대한민국은 지금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쓰러질 때까지 일하며 더 나은 삶을 향해 달리고 있다. 늘 행복을 좇지만 더 많은 불행과 마주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단번에 대답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행복사회란 어떤 모습일까. 행복사회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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