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좌(2)/ 시는 메타포(은유)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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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좌(2)/ 시는 메타포(은유)다-1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11.01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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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글쓰기강좌 2

 “시는 메타포(은유)이다. 같지 않은 것을 같은 것으로 보게 하고, 일상 단어에서 드러나는 것과 다른 현실의 세계를 발견하고 열어 주는데 기여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폴 리쾨르는 그의 책 <살아 있는 은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리나요? 그래서 정말 그런 세계를 발견하고 열어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 짓기 놀이를 해 봅시다.
빈 종이에 동그라미 원을 그립니다. 약간 겹치게 말이죠. 한쪽 원은 점선으로 그려도 좋겠네요. 그리고 일단 연습을 위해서 ‘축구공’이라고 원 안에 단어를 써 봅니다.
이제 ‘축구공’ 맞은편 원에 어떤 단어를 넣으면 좋을까 고민해 봅시다. 축구공은 편을 나누어 상대편 골대에 축구공을 차 넣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용품입니다. 그런데 단순하게만 보지 말고 ‘축구공’에 어떤 다른 의미를 주고 싶습니다. 즉 별개의 말로 옮겨 보고 싶은 것이죠. 즉, 축구공은 OOO(글자수는 상관없음)이다. 

 


‘지구’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축구공과 지구는 어떤 점이 닮았는지!  둥글다는 의미가 닮았네요. 그래서 두 단어의 공동부분에 ‘둥글다’란 단어를 넣어봅시다.
‘축구공은 지구다’ 란 새로운 의미가 탄생했습니다. 물론 “왜냐하면” 하고 이유를 달아주면 더 좋겠네요. “왜냐하면, (축구)는 모든 (지구인)이 즐기는 스포츠다”  이렇게요.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축구공은 둥글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아무리 약한 팀도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강팀하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결국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경기는 해봐야 안다는 이야기죠. 이 말을 지구에 넣어보면, ‘축구공이 둥글 듯 지구상에는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몰라요.’가 되겠죠. 단지 축구공을 지구로 바꿔본 것뿐인데 우리는 새로운 의미들을 찾아냈습니다. 축구공이 그냥 스포츠 용품이 아니고 달리 보이나요?
시에서 문법적으로 설명할 땐 축구공을 (원관념) 이라고 하고, 지구는 (보조관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둥글다 란 공통점,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해서 만든 학생작품 하나를 감상해 봅시다.

 

 속으로 삼키면 /  슬픔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  아! 어느새 고인 눈물    - 변기

변기에 고인 물을 눈물로 바꾸고, 변기 물을 내리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 느낌을 삼킨다는 표현으로 바꾸고, 여기에 다시 변기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며 고이는 눈물이라고 표현했네요. 변기 물을 내리고 다시 차오르는 모습을 슬픔을 삼켰는데도 고이는 눈물로 표현할 줄 아는 센스가 있네요. 
이 학생의 시 짓기 연습에서 돋보이는 것은 구체적인 사물을 나타내는 ‘변기’란 단어를 가지고 ‘슬픔’이란 심상적 표현, 마음을 표현했다는 점이죠. 이렇듯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생각)을 드러내면 좋은 시(표현)란 소릴 듣겠죠. 
어떤 친구는 이렇게 이야기하겠죠.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발상의 전환이 어려워요. 축구공이나 변기나 별로 다르게 안보여요. 그냥 그게 그거죠. 어떻게 “변기”를 “눈물”로 바꿀 수 있죠. 변기(물)를 눈물로 다르게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문제는 좀 더 시에 대해 알아보고, 뒤에 가서 따로 이야기해 봅시다. 아! 발상의 전환,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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