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말/ 생활 속 북녘 말,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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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생활 속 북녘 말,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
  • 박진희 기자
  • 승인 2018.11.0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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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재미있는 북녘말(1)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회담이다. 이전의 남북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열렸던 반면 2018년 정상회담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렸으며, 2018년 한 해 동안 3차례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영향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탈북자 2만7000명 시대, 방송에서도 새터민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한 남한의 언어를 북한 언어로 풀이하는 ‘글동무’ 앱이 개발되어 새터민들의 남한 언어 사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70년 분단으로 생겨난 언어 장벽은 정치적 차원에서만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되었다.
남한의 표준어에 비해 외래어나 한자어 비중이 적고 방언이 많이 남아 있는 북한의 문화어를 소개한다. 먼저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풀어쓰고 있는 사례이다.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는 남한에서 장인과 장모를 일컫는 말이다. 가시아버지와 가시어머니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남측에 전달해온 북측 이산가족 방문 후보자 명단 곳곳에 나와 있기도 했다. 북한에서도 장인, 장모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각종 공식문건에서 가시아버지와 가시어머니가 표준어로 쓰이고 있다. 가시는 ‘아내 ’또는 ‘아내의 친정’ 등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가시의 활용어로 ‘가시집’, ‘가시할아버지’, ‘가시할머니’ 등이 있다. 남한의 국어사전에도 가시가 아내로 풀이돼 있지만 가시아버지나 가시어머니는 등록돼 있지 않다.
이 외에도 한자어를 우리말로 풀어쓴 예는 무궁무진하다. 겨울이 되면 더욱 많이 찾게 되는 어묵을 북한에서는 ‘물고기떡’이라고 한다. 어묵의 식감이 쫀득쫀득한 떡과 닮아 붙인 우리말 이름이다. 염색약은 ‘머리물감’으로 풀어 쓴다. 단정하다는 “새 옷을 입은 티가 난다”의 의미인 ‘새티나다’로 쓴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줄임말이나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외래어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한자어나 외래어에 더 이상 밀리지 않기 바라며 낯설지만 재미있는 북한말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길 바란다.

※ 남한의 표준어 :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 북한의 문화어 : 로동계급의 지향과 생활 감정에 맞게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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