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쌀 수확기에 정부비축미 방출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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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쌀 수확기에 정부비축미 방출하는 정부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18.11.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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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미 전) 전라북도의회 의원

“쌀 가격이 20년 전으로 떨어졌습니다. 쌀 재고량이 적정량의 3배 수준입니다. 쌀값 해결의 골든타임은 바로 올해입니다.”
작년 그러니까 2017년 5월,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 시절 농어업정책 공약 발표에서 한 말이다.
이랬던 발언은 쌈 싸먹고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미를 푼다고 한다. 후보 시절에 알았던 ‘쌀값 해결의 골든타임’은 청와대에 들어앉으니 까마귀타임이 되었나보다.
북한에 퍼줘서 쌀값이 폭등했다, 치솟는 쌀값 정부만 웃는다, 쌀값이 올라 밥맛이 떨어진다, 쌀값 이러다 금값 될라, 10월 쌀값 13년 만에 최고치 기록, 쌀값 폭등에 막걸리·즉석밥 줄인상 되나? 쌀값 폭등에 서민 주름살 …
쌀이 곧 물가 인상 주범이라며 앵무새 TV나 무개념 종이 신문에서 떠들어대고 있는 말들이다.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가짜 뉴스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쌀을 소포장으로 구입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80kg 단위로 발표해 소비 심리를 압박하며 국민과 농민을 이간질하여 혼란을 주고 있다. 앞으로 1kg 단위로 발표하여 정확하고 일관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현재 쌀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1kg에 2,420원 수준이다(10월 25일 통계청 자료). 밥으로 환산하면 한 공기에 242원으로 국민부담으로 보면 1년에 1인당 15만원에 불과하다. 쌀 정책에 실패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1kg에 1,750원(밥 한 공기 175원)으로 폭락하기도 했다가 최근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며 그나마 시름을 덜었다 싶었는데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들어 농민들 속을 뒤집어 놓으며 가슴에 못질을 하고 있다. 쌀 한 가마니 목표 가격인 24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밥 한 공기가 300원도 되지 않아 농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데 말이다. (커피 4,500원, 껌 1,000원, 막대사탕 259원, 밥 한 공기 242원) 사실 쌀값이 물가에 미치는 비율은 0.6%에 불과하고 1인당 1년 쌀 소비량 또한 61.8kg이다. 커피 2.6%, 핸드폰 요금 3.68%의 물가지수를 비교해 볼 때 쌀에 대해 과장과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쌀값이 정상화 되고 있고 햅쌀이 쏟아지고 있는 시기에 구곡을 방출하면 농민은 물론 농협의 손해도 불 보듯 뻔하며, 시장은 햅쌀과 구곡이 섞여 부정 유통은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또한 2010년 신의주 수해 때 쌀 5000톤을 지원한 이후 대북지원은 없었는데 이북에 퍼주기 논란을 부추기며 혹세무민하는 근원을 찾아 반드시 엄단해야 할 것이다. 가짜뉴스를 유포시킬 때 알아봤지만 설마 했던 수확기 비축미 방출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범하지 않았던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국가에 농업과 농민은 확실히 제외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농민들은 수확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청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 투쟁을 하고 있다. 올해 지독한 봄 가뭄부터 사상 유래 없었던 폭염, 때 아닌 때 내린 폭우를 견뎌내고 황금들녘을 만들어낸 농민들에게 자연이 주는 재앙보다 정부가 주는 후안무치 농정이 더 아프고 잔인하다.
쌀 목표가격 0.1%인상안, 대책 없는 직불금 개편, 쌀값 강제 인하와 비축미 방출…
이명박 정부까지 갈 것 없이 박근혜 정부 때보다 더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농업 정책은 철학도 희망도 없이 무책임과 무능력으로 일관하며 매만 벌고 있다.
내년에도 농사짓고 싶다던 백남기 농민의 심정은 하나같이 모든 농민의 바람이다. 특히 무너져 가는 쌀 정책을 보며 앞으로 다가올 식량위기, 통일 이후에 8천만 겨레의 식량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해 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일로 쌀값 정상화는 농민뿐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정상화 척도가 아닐 수 없다. 고작 20년 전 가격을 회복한 쌀값을 두고 이리 호들갑 떠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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