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걷자 동네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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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걷자 동네 한바퀴”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8.11.0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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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원 걷기 운동 보급 사업/ 금과 수양마을 찾아가보니 “좋다”

▲지난 5일 오후 2시, 금과 수양마을 어르신들이 보건의료원의 걷기 운동 보급 사업 ‘다 같이 걷자 동네 한바퀴’ 프로그램에 참여해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고 예쁘다~ 건강해져라~ 아프지 마라~” 금과 수양마을회관에서 매주 월ㆍ수요일 새어나오는 주문이다. 꼬부랑 할머니들이 빨간 조끼를 입고 마을 앞길을 줄지어 걸어가자 지나던 버스도 찬찬히 쳐다보고 간다. 그들은 지금 걷기 운동 중이다.
군민 건강생활실천 운동 ‘다 같이 걷자 동네 한바퀴’가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2월 13일까지 매주 2회 금과 수양, 인계 심초마을 주민들과 순창 경천주공아파트 주민들에게 건강한 걷기 습관을 심어주고 있다. 보건의료원 보건사업과 건강증진계에서는 군민의 올바른 걷기운동 보급과 걷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생활체육지도자의 지도로 바른 자세 걷기 및 올바른 식습관 영양 교육, 발 마사지 등 건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웃 간 유대감과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래교실,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며 실내에서 준비운동을 한 뒤 마을을 한 바퀴 걷는 운동을 한다. 주민들 근지구력 향상, 근력 강화와 걷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5일 오후 2시에 찾아간 금과 수양마을회관,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 18명이 하나 둘 모였다. 호탕한 목소리로 오숙현 강사(생활체육지도자)는 “여러분! 잘 지내셨죠? 제 인사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히~’라고 했죠?”라며 반달눈을 한 채 익살스러운 바보 웃음을 지어보였다. 주민들에게 억지로라도 웃으라며 “강냉이~”를 하라고 하자 쑥스러운 듯 입을 가리면서도 따라하는 어르신들. 걷기 전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화투 패를 섞고 반대로 섞어 패를 나눠주고 패를 보고, 또 좋아하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까지 흉내 내며 손과 발 얼굴을 다 움직이는 ‘화투율동’이 인기였다. 어르신들은 노래에 맞춰 다양한 율동을 따라했다. 선선한 날씨에도 땀이 난다며 외투를 하나 둘 벗어 놓았다. “건강해져라, 아이고~ 내 다리가 제일 섹시하다, 긍정적인 말을 하세요. 내 몸을 많이 만져줘야 합니다. 첫 번째로 누구를 제일 사랑해야 한다고요?” 강사가 말하자 모두 “나!”라고 대답했다. 딱 한사람 윤재기 이장은 “첫 번째로 사랑하는 사람은 마누라란다. 나라고 하라고 해서 대답 안 했다”고 말해 주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옆에서 어르신들을 돕던 김경진 금과보건지소장은 “처음엔 몇 걸음 못 걸으시던 어르신들이 처음보다 잘 걸으시고 훨씬 걷는 모습도 편해지셨다”며 “이제는 서로 빨리 나오라고 연락하고 찾고 그러신다”고 귓속말했다.
30분 준비운동을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권미경 담당(보건의료원 보건사업과 건강증진계)과 유명숙 씨가 미리 나와 빨간 조끼와 스틱을 나누어 드렸다. 박일봉(81) 씨는 “첫날부터 빠지지 않고 나왔는데 재미있고 좋다. 집에서 일 하는 것하고 다르다. 많이 웃고, 사람이 귀한데 이렇게 모여서 얼굴을 보니 좋다. 무릎이 아파서 19일 날 수술하러 서울에 간다. 가기 전까지는 운동하러 계속 나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동네에서 태어나 이 동네에서 시집가고 살고 있다”는 임월선(81) 씨는 “놀 때 이렇게 다니면 더 좋을 텐데… 지금은 가을걷이 끝내고 김장하려고 바쁜 때다. 그래도 안 빠지려고 왔다”면서 “다른 동네는 안 하는데 우리 동네에서 해주니 일부러 시간 내서 나온다”고 말했다.
“웃뜸에서 요양보호사가 데려다 줘서 왔다”는 이순흥(87) 씨는 앞선 주민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맨 뒤에서 천천히 걸었다. 한 걸음 뗄 때마다 “힘들다”면서도 차분히 따라했다. 이 씨는 “힘들지만 사람들 보려고 온다”고 말했다. 오숙현 강사는 “허리 굽은 어머님들이 허리 펴고 걸으실 때, 운동하고 다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말씀을 하실 때, 그리고 오셔서 웃으실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 같이 걷자 동네 한바퀴’ 참가 주민들은 걷기 운동 첫 날, 체성분 분석을 하는 ‘인바디’ 검사를 했다. 8주 동안 16회 걷기 운동을 한 결과를 보고 근력 변화를 비교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짧은 기간이라 그 변화가 눈으로 드러나지는 않을지 몰라도 주민들이 모여 깔깔 웃는 시간이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창밖으로 들리는 “강냉! 이~~~!” 소리가 참 듣기 좋은 시간, 더 많은 동네에서도 걷기 운동 프로그램이 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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