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좌(3)/ 시는 메타포(은유)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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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좌(3)/ 시는 메타포(은유)다-2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8.11.1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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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글쓰기강좌 3

시 한 편을 볼까요. 정일근 시인님의 <신문지 밥상> 이란 시입니다.

더러 신문지 깔고 밥 먹을 때가 있는데요 / 어머니, 우리 어머니 꼭 밥상 펴라 말씀하시는데요 / 저는 신문지가 무슨 밥상이냐며 궁시렁 궁시렁하는데요 / 신문질 신문지로 깔면 신문지 깔고 밥 먹고요 / 신문질 밥상으로 펴면 밥상 차려 밥 먹는다고요 / 따뜻한 말은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요 / 따뜻한 마음은 세상까지 따뜻하게 한다고요 / 어머니 또 한 말씀 가르쳐 주시는데요 / 해방후 소학교 2학년이 최종학력이신 / 어머니, 우리 어머니의 말씀 철학

신문지를 밥상을 바꿔서 한 편의 시를 만들었네요. 신문지를 종이로 보느냐, 밥상으로 보느냐는 개인의 시각입니다. 그런데 은유를 통해 신문지를 밥상으로 보게 했고, 신문지를 깔고 궁핍하게 먹는 식사가 아니라 밥상차려 근사하게 먹는 식탁으로 바꿔놓았지요.
아주 쉬운 시를 한 편 볼게요. 김소월 님의 시 <엄마야 누나야>입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누구는 이 시를 보고 옛날 김소월 시인님은 선견지명이 있었네. “요즘 강변 집값이 얼만데,” 이런 소리를 하더군요.
자, 이 시에서 한 가지 의문을 던져봅시다. 왜? 아빠야 오빠야 형아, 강변 살자고 할 수도 있는데 굳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고 했을까?
이 시는 ‘엄마야 누나야’를 ‘강변’으로 바꾼 시입니다. 뿐만 아니라 은유 중에서도 상징성이 강한 은유입니다. 엄마야 누나야는 ‘여성’이라는 상징성으로, 강변은 ‘자연’이라는 상징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공통분모가 나오는데 ‘치유하고 보살핌’ 같은 의미가 나오죠. 
이 시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본다면 도시적인 삶, 남성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삶에 순응하듯 치유 받는 삶, 보살피는 여성적인 삶을 살자고 노래하네요.
이제, 한 편의 시를 통해 시는 메타포(은유)다를 정리합니다. 이 시는 은유, 직유, 대유, 의인 등의 종합적인 메타포를 활용하여 한 시 안에 모두 넣어놓았네요.
김광균의 시 <추일서정>에서는 도시의 가을 이미지(원관념)가 연속됩니다.
시인은 이 이미지를 보조관념을 통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숨겨진 주제) 도시의 황량함을 표현하고 있네요.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 포화에 이지러진 /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하게 한다. /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 日光(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 쪽에  /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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