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21) 깃발 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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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시한줄(21) 깃발 유치환
  • 조경훈 시인
  • 승인 2018.11.22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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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그림 :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하나의 깃발이 되고자 한다. 그것은 누구나 소망하는 것을 이루고 싶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룬다는 것은 누구나 갖고 사는 소망일 뿐 그 실체는 그리움이 만든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같은 것이다.
다만 휘날리는 깃발을 보고 환호하는 것은 살아있다는 기쁨이고 축복이다. 그 그림 움의 정점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행복일 진데, 과연 우리는 그때가 되어서도 그 행복을 누리고 살 것인가? 아니다, 그때도 내가 바라는 영원한 행복은 없었다. 하니 우리가 흔들고자 하는 깃발은 마음의 본향이 향하는 애타는 그리움의 표상이고, 그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진실 되게 맑고, 그 지향하는 바가 곧고 높은 것이기에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내가 흔들고자 하는 깃발은 슬픈 애수가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유치환 시인은 다른 시 <그리움에서> ‘나의 마음은 공중에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라고 하면서 이루어 질수 없는 그리움을 깃발에 비유하여 노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인에게 깃발의 상징은 말보다 강한 영혼이 깃든 울부짖음이었다. 하니 우리 모두는 휘날리는 나의 깃발을 상상 속에 바라보며 살아갈 때 행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 누구인가 /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달줄 아는 그는’
시인은 맨 마지막 말에 그렇게 물었다. 그대 답은 나와 당신이고 우리다. 세상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고, 그리움의 대상으로 삼고 열심히 즐기며 살 때 하나의 깃발로 휘날리는 모습이 내가 아닌가 싶다.

* 유치환(柳致環)(호, 청마)(1908-1967)경남 충무 출생,
  시집: 청마시초, 생명의서, 보병과 더불어, 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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