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23) 산중문답 이백
상태바
햇살속시한줄(23) 산중문답 이백
  • 조경훈 시인
  • 승인 2018.12.19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그림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산중문답 山中問答 - 이백(李白)

문여하의서벽산 問余何意棲碧山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길래
소이부답심자한 笑而不答心自閑 웃으며 대답하지 않아도 마음 절로 한가롭네
도화유수묘연거 桃花流水渺然去 물 따라 복사꽃잎 아득히 흘러가는데
별유천지비인간 別有天地非人間 이곳이야말로 딴 세상이지 속세가 아니라오이백(701~762, 중국 당나라 최고의 낭만파 시선)의 산중문답(산중에서 주고받은 이야기)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 시인 김상용(1902~1951)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오’와 김동환(1901~?)의 시 ‘웃은죄’가 생각난다.
남으로 창을 내겠오 / 밭이 한참갈이 // 괭이로 파고 / 호미론 김을 매지요 // 구름이 꼬인다 갈리 있소? / 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랴오 // 강냉이가 익걸랑 / 함께 와 자셔도 좋소 // 왜 사냐건 / 웃지요  <김상용>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 그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말았지요 / 평양성에 해 안 뜬 대두 / 난 모르오 / 웃은 죄밖에 <김동환>
이럴 수 있는가? 이백의 산중문답과 함께 천하태평의 시다. 우리가 이렇듯 편안하게 웃으며 살았던 때가 언제 있었던가. 자고나면 범죄요, 걸어가면 사고요, 정치ㆍ경제ㆍ사회, 뭐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오늘의 현실이고 보면 정말 마음 편하게 웃으며 살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백의 시와 김상용, 김동환의 시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각론에서는 다르지만 총론에서는 그 의미가 서로 통한다. 득도한 시인의 웃음, 달관의 경지에서 평화롭게 웃는 웃음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지?
이백의 많은 시중에서 춘사(春思 : 봄의 시름) 장간행(長干行 : 장간의 노래) 등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되었고, 특히 술과 달에 대하여도 많은 시를 남겼는데, 그중에서 월하독작(月下獨酌 : 달빛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우인회숙(友人會宿 : 취기에 올라 빈산에 누우니 하늘과 땅이 이불과 베개라네)에서 보듯 이백은 달과 술을 좋아하는 완전 자유인이었다.
당나라 현종이 주는 한림국봉이라는 자리를 버리고, 동정호에서 술에 취해 달을 잡으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오지만, 사실은 종숙 이양빙에게 얹혀살다가 762년에 병사했다. 그러나 두보와 함께 중국이 낳은 최고의 시선으로 꼽혀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